검찰, 윤장현 선거법 위반 혐의 기소…법정 공방 예상

"공천 대가 vs 선의로 빌려준 것", 채용 청탁 혐의는 보강조사
검찰이 권양숙 여사 사칭 사기범에게 거액을 빌려준 윤장현 전 광주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광주지검 공안부(이희동 부장검사)는 13일 윤 전 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이날이 6·13 지방선거 사범 공소시효 만료일이라 우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만 기소했다.

검찰은 윤 전 시장 등 6명이 연루된 부정 채용과 관련한 혐의(직권남용·업무방해 등)에 대해서는 보강조사 후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윤 전 시장은 김모(49)씨로부터 당내 공천과 관련해 도움을 받을 생각으로 김씨의 부탁을 수용,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지난 1월 31일까지 4차례에 걸쳐 4억5천만원을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광주시 산하 공기업 간부에게 김씨의 아들을 취직시켜달라고 요구하고, 지난 1월 5일 사립학교 법인 관계자에게 김씨 딸의 기간제 교사 채용을 부탁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윤 시장은 이들이 취업한 후에도 정규직·정교사 직을 요구하는 김씨의 요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윤 전 시장은 검찰 조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혼외자'라는 말에 속아 김씨 자녀 2명의 임시직·기간제 교사직 채용 부탁 전화를 했다고는 인정했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 딸이 사업상 어려움으로 중국에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단 말에 속아 선뜻 돈을 빌려준 것이라며 공천 연관성을 부인하고 검찰의 불공정 수사를 주장하며 진술 조서 날인도 거부해 향후 법정에서 공방이 예상된다.
검찰은 김씨의 진술, 김씨와 윤 전 시장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 등을 토대로 윤 전 시장이 공천 개입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돈을 줬고, 이를 김씨가 받았다고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김씨는 앞서 지난 7일 사기와 사기미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공직선거법 47조의2 조항의 '누구든지 정당 후보자 추천과 관련해 금품이나 이익을 제공 또는 제공을 약속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근거로 윤 전 시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다고 보고 있다.

실질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끼쳤는지와 상관없이 김씨가 공천을 위해 힘을 실어줄 것처럼 속여 금품을 받은 행위와 윤 전 시장이 당내 공천을 앞둔 시기에 돈을 건넨 행위 모두 처벌 대상이라는 것이다.

윤 전 시장이 특혜 취업을 위해 노력한 정황과 무리하게 자금을 마련한 과정도 기소의 근거가 됐다.

윤 전 시장은 4억5천만원 중 2억원과 1억5천을 은행 2곳에서 대출받아 본인 명의로 송금했으며 1억원은 지인에게 빌려 비서를 시켜 송금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이날 2억원을 대출해준 은행 한 곳의 지점을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다.지인에게 빌렸다는 1억원의 정확한 출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