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5G 이통 시대…韓·美·中·日 기술패권 4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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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 포커스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열리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는 이달 1일 0시를 기해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 상용 전파를 일제히 송출했다. 5G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현재 4세대 이동통신인 LTE보다 최소 20배 이상 빠르다.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 스마트기기로 훨씬 폭넓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5G 통신망을 활용하면 이론적으로 반경 1㎞ 안에 사물인터넷(IoT) 기기 100만 개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은 물론 자율주행차 같은 신기술도 구현할 수 있다.
5G 기술 경쟁에 뛰어든 나라만 81개국5G 전파를 한국이 먼저 쏘아올리긴 했지만 이 시장의 본격적인 경쟁은 내년부터다. 세계이동통신공급자협회에 따르면 5G 사업을 준비하는 국내외 통신사는 올 1월 50개국, 113개 업체에서 지난달 81개국, 192개 업체로 늘어났다. ‘기술 강국’인 미국과 일본의 통신업체들은 VR, AR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한 5G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통신기술 분야에서 수준이 늘 뒤처지던 중국은 5G 도입을 계기로 ‘굴기(우뚝 선다는 뜻)’를 노리고 있다.
미국 AT&T는 새해에 댈러스, 애틀랜타 등 19개 도시에서 5G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망 구축 공사에 한창이다. 버라이즌은 내년 상반기 삼성전자의 5G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곧바로 개인 가입자에게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버라이즌 측은 “5G 폰으로 TV를 비롯한 다양한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중국의 대형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은 이달 초 정부에서 5G 주파수 사용 허가를 받았다. 중국 전역에서 자율주행차, 스마트공장 등 첨단 서비스를 실험할 수 있게 됐다. 이들 업체는 내년에 베이징, 톈진, 광저우 등 주요 도시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각각 시작한다. 통신업계에선 중국이 당초 2020년으로 잡았던 5G 상용화 시점을 내년으로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본 최대 통신업체인 NTT도코모는 지난달 도요타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T-HR3’를 약 10㎞ 떨어진 곳에서 원격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조종사가 몸을 움직이면 센서가 정보를 인식해 5G 통신망으로 전송, 로봇이 똑같이 동작을 따라했다. 일본 통신업계는 도쿄올림픽에 맞춰 2020년 7월을 목표로 잡았던 5G 상용화 시점을 내년 9월로 앞당기기 위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G 스마트폰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5G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0년 378억달러(약 40조원)에서 2025년 7914억달러(약 845조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5G 상용화 이후 VR과 AR을 접목한 ‘실감 나는 미디어 콘텐츠’가 많은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주요 업체들은 콘텐츠 분야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버라이즌과 차이나모바일은 VR 기술을 기반으로 한 농구 등의 중계방송과 게임을 5G망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평범한 소비자들이 5G 기술을 체감하기까진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이다. 지난 1일 국내 통신 3사의 5G 서비스는 모두 공장, 테마파크, 농장 등 기업용으로 시작했다. 삼성전자,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내년 상반기에 5G용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마다 돈이 될 만한 5G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해 분주하지만 아직 뾰족한 답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5G 시대를 대표하는 사례로 꼽히는 자율주행차, 원격진료, 드론 등의 경우 국내 관련법상 규제가 많아 서비스 본격화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NIE 포인트
이동통신의 세대별 기술적 특징은 무엇인지 정리해보자. 5세대(5G) 이동통신 도입으로 등장하게 될 새로운 서비스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통신망의 비약적 발전이 가져오는 긍정적 기능과 부정적 효과를 토론해보자.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IT과학부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