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진의 5G탐험]자꾸 끊기던 영상통화가…'홀로그램·360도'로 무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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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초고속·초저지연 특성이 영상통화에 기여"5G 스마트폰을 통한 영상통화를 최초로 경험하게 돼 감개무량 합니다."
먼 타국에서도 옆에 있는 듯한 생생함 전달할 듯
국내 통신사, 5G 시대 대비 다양한 실험 진행중
5G(5세대 이동통신) 전파가 처음 송출되던 지난 1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SK텔레콤 네트워크 관리센터에서 열린 5G 기념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도 대전 기술원에서 서울 마곡까지 5G 망을 이용해 노트북 PC를 이용해 영상통화를 시연했다.사용한 디바이스는 달랐지만, 양사는 5G 시대를 기념한 첫 행사로 '영상통화'를 택했다. 5G 시대를 영상통화로 시작했다는 점은 의미가 깊다. 5G 시대 주요 통화 방식이 영상통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해서다.
영상통화는 LTE(롱텀에볼루션)가 보편화된 지금도 가능한 서비스다. 하지만 자꾸 끊기고 잡음도 많다. 통화료도 비싸다. 상대방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의 화질 때문에 사용성은 떨어진다.
그러나 5G 시대가 된다면 이런 현상이 줄어들면서 영상통화가 보편화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예측이다. 5G 특성인 초고속과 초저지연의 성질이 많은 트래픽이 발생하는 영상통화도 단말기간의 지연 없이, 빠른 속도로 전달해 줄 것이란 얘기다.끊김 없는 영상통화는 기본이고, 5G 시대가 오면 360도 영상이나 홀로그램으로 영상통화에 생생함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얼굴만 마주보고 통화하는 것이 아니라, 360도 카메라나, 홀로그램이나 혹은 유사 홀로그램 기법으로 실제 사람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듯 대화하는 것이다.SK텔레콤은 최근 영국 런던 토트넘에서 활약하는 축구선수 손흥민씨와 경기 하남시 미사초등학교 5학년 정현준 군을 5G 망을 통해 360도 영상통화로 연결했다. 시차만 8시간, 거리로는 8900㎞가 떨어진 곳이다.
단말기는 태블릿 PC를 이용했고 이 외에도 VR(가상현실) 기기, 360도·타임슬라이스 카메라가 사용됐다. SK텔레콤은 360도 영상통화가 가능한 테스트 앱(응용프로그램)을 만들었다. 360도 카메라가 찍은 손 선수가 정 군에게 5G 망을 통해 전송됐고, 타임슬라이스(특정 순간을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후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는 기술) 기법으로 찍힌 정 군의 모습은 손 선수에게 전달됐다.손 선수는 태블릿 PC로 정 군을 봤고, 정군은 대형 스크린으로 손 선수의 실제 모습을 보며 통화했다. 360도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이기에 손 선수의 모습은 사방이 다 보이는 식이다. 영상통화가 주는 '생생함'이 배가될 수밖에 없다.완벽한 홀로그램이라고 할 순 없지만, 홀로그램 효과를 나타내는 영상통화도 시범서비스로 소개됐다. 지난해 KT는 서울 광화문 KT사옥과 미국 뉴저지 버라이즌 본사에 5G 기반의 통신망을 연동해 실시간 홀로그램 영상통화를 시연했다. 단말기는 보급형 태블릿을 사용했다.
이 밖에 AR(증강현실) 영상통화 서비스도 5G 시대에 더욱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현재 AR 영상통화 서비스 '콜라(callar)'를 제공하고 있다. 영상통화를 하면서 배경에 테마를 적용하거나 본인의 얼굴을 동물의 귀나 머리 띠 등으로 장식할 수도 있다. 올해 5월 기준 누적 통화 건수가 1000만을 넘겼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5G 시대가 열렸지만 B2B(기업 간 거래) 중심으로 서비스가 되고 있기에 소비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통화를 하게 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G 시대를 앞두고 이동통신이 '본업'인 통신사는 차기 이동통신 방식에 대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1G(세대) 음성 통화부터 2G 메시지 전송, 3~4G 네트워크 속도 진화로 인한 영상통화 가능성 까지. 이동통신 방식은 역사를 거듭하면서 무한 진화했다. 5G 시대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통화를 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통신사가 보여준 서비스들을 보면 여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통신 방식으로 먼 거리에 있는 친구들, 가족들을 마주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5G 시대가 되면 360도 영상통화는 대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