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구균 백신 13가, 23가 차이가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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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지난 12일 사노피파스퇴르가 한국 기술로 개발 중인 폐렴구균 백신의 임상에 들어갔다고 발표했습니다. 2014년부터 SK바이오사이언스와 손잡고 개발 중인 차세대 백신인데요. 공동 개발에 들어간 지 약 5년 만에야 베일을 벗게 됐습니다. 그런데 임상 1상을 시작한다는 것 외에 임상 수행기관과 환자 수, 백신과 관련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경쟁사를 의식해 비밀에 부치기로 한 모양입니다.
13가, 재접종 필요 없지만
비싼 가격·통증 등 단점
23가, 5년 지나면 재접종 권고
65세 이상 보건소서 무료 접종
세계 폐렴구균 백신시장은 화이자의 ‘프리베나13’이 90%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5개 주요 국가의 폐렴구균 백신시장은 2016년 기준 약 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요. 2025년 7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중 절반만 빼앗아도 수조원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 1위 백신 개발사인 사노피파스퇴르는 폐렴구균 백신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존 제품보다 안전성과 효능, 생산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고 하는데요. ‘차세대’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한지는 임상 결과가 나오면 밝혀지겠죠.프리베나13 외에도 국내에서 허가받은 폐렴구균 백신은 GSK의 10가 백신 ‘신플로릭스’, 23가 백신인 사노피파스퇴르의 ‘뉴모23’과 MSD의 ‘프로디악스23’이 있습니다. 프리베나13과 신플로릭스는 단백접합백신이고 뉴모23과 프로디악스23은 다당질백신입니다. 제품명 뒤에 붙는 숫자는 예방할 수 있는 폐렴구균 혈청형 가짓수를 의미합니다. 폐렴구균 혈청형이 총 90여 가지다 보니 이들 백신이 100% 균을 막진 못합니다. 백신을 맞는 목적도 폐렴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폐렴구균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감염증을 예방하려는 것이죠. 폐렴구균으로 걸릴 수 있는 질환은 폐렴, 부비동염, 중이염과 같은 비침습성 질환과 균혈증, 뇌수막염 등 침습성 질환이 있는데요. 13가 백신은 침습성 감염증을 75%, 비침습성 감염증을 45%가량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3가 백신은 침습성 감염증을 50~80%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비침습성 감염증을 예방하는 효과는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13가와 23가 백신은 접종 횟수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13가 백신은 1회 접종 후 재접종이 필요하지 않지만 23가 백신은 65세 이전에 접종받았거나 접종 후 5년 이상 지난 사람 중 면역력이 약화된 경우 재접종이 권고됩니다. 13가 백신은 효과와 지속성이 뛰어나지만 비싼 데다 주사 부위에 근육통, 발적 등 통증이 나타나는 게 단점으로 꼽힙니다. 국가예방접종프로그램(NIP)에 따라 5세 미만은 13가 단백접합백신을, 65세 이상은 23가 다당질백신을 보건소에서 무료로 맞을 수 있는데요. 건강한 사람은 65세가 될 때까지 맞지 않아도 되지만 만성질환자나 면역억제 환자라면 접종하는 게 좋습니다.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