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아시아 페르난데스 회장 "한국엔 진정한 LCC 아직 없어…항공요금 더 내려갈 여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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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최대 LCC' 에어아시아 페르난데스 회장“한국엔 진정한 의미의 저비용항공사(LCC)가 없습니다.”
아시아 최대 LCC인 에어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54·사진)은 14일 서울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LCC 요금은 여전히 비합리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 관광객 수에 비해 운항 노선과 항공기가 적기 때문에 항공사가 많아져 경쟁이 치열해지면 운임이 더 내려갈 여지가 크다는 주장이다.
그는 한국 시장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제품은 전 세계에서 팔리고 있지만 외항사의 한국 진출은 제한돼 있다”며 “한국 정부가 시장을 더 개방해 주면 우리는 한국 항공 시장을 뒤집어 놓을 자신이 있다”고 했다. 에어아시아그룹은 한국에서 인천·부산·제주와 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 등을 오가는 8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조만간 운항 거리가 긴 항공기를 도입해 대구~쿠알라룸푸르 노선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에어아시아그룹은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둔 LCC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2001년 공기업으로부터 1링깃(약 300원)에 에어아시아를 인수했다. 4000만링깃(약 120억원)의 부채를 떠안는 조건이었다. 그는 항공기를 단일 기종으로 통합하는 등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이후 회사는 고속 성장해 2년 만에 모든 부채를 청산했다. 보유 항공기는 2대에서 250여 대로 늘었다. 26개국 130여 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으며 지난 6월 기준 누적 승객은 약 5억 명에 달한다. 그가 ‘항공업계의 전설’로 불리는 이유다.페르난데스 회장은 지난 13일 출간한 한국어판 자서전 《플라잉 하이》를 홍보하기 위해 방한했다. 자서전에는 조종사와 레이싱 선수, 축구선수를 꿈꿨던 어린 시절을 거쳐 항공사를 설립하고 영국 프로 축구팀 퀸스파크레인저스의 구단주가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겼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