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송강호는 마약에 취하고…관객은 연기에 취하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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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석 자 만으로 신뢰가 가는 배우 송강호가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한 변신을 선포한다. 영화 ‘마약왕’을 통해서다.
‘마약왕’은 국가는 범죄자, 세상은 왕이라 부른 남자 이두삼의 일대기를 그린다. 부산의 하급 밀수업자에서 아시아 최고의 마약왕으로 거듭나는 이두삼은 가장의 모습부터 권력을 거머쥔 마약왕의 카리스마까지 한 스크린에 담겼다.1970년대 찬란한 암흑기를 형상화한 듯한 이두삼이란 캐릭터는 송강호 이기에 가능했다. 그는 지난해 ‘택시운전사’의 얼굴과는 180도 다른 얼굴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송강호 대표 필모그래피인 ‘택시운전사’, ‘변호인’, ‘괴물’ 등에서 보여준 소시민적인 모습과, 그 어떤 필모그래피에서도 상상할 수 없었던 광기, 파격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좌중을 압도한다.
14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처음으로 영화를 본 송강호는 “영화를 보면서 꽉찬 느낌이 들었다. 연기왕 조정석을 비롯해 수많은 명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영화”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영화 후반부 30분 가량 몰아치는 송강호의 연기는 ‘역시는 역시’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배우들은 여러 작품으로 삶을 표현하는 존재"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두삼이란 인물이 연기했던 인물과는 상이했고, 가공의 인물이지만 실존했던 인물을 종합했다. 드라마틱한 삶을 살고 희노애락, 흥망성쇠 에너지가 매력적으로 와 닿았다. 배우로서 호기심이 갔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송강호는 이 영화에 담긴 메시지에 대해 “관객들이 각각 다른 느낌을 받을 것 같다. 마약이라는 것이 사회악인데,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어디든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엔딩도 마약왕의 이야기가 종료가 되는 느낌보다는 어떻게든 계속 이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민호 감독이 가볍지 않은 엔딩으로 만든 것 같다. 정확한 메시지보다는 마약이라는 사회악의 존재에 대한 느낌을 다르게 느낄 것"이라고 기대했다.작품 속 명장면에 대한 질문에 송강호는 쑥스럽게 웃었다. "저희들에게 명장면을 꼽으라고 하면 민망하다. 저는 조정석도 좋지만, 김소진과 배두나의 '콩밭신'이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웃었다.4개 국어에 능통한 로비스트 김정아 역을 연기한 배두나는 "강렬하게 인상에 남았던 것은 이두삼(송강호)이 매 맞는 장면이다. 이두삼이 저렇게 될 수 밖에 없구나 싶었다. 이희준과 대화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라고 거들었다.
배두나는 영화 '복수는 나의 것'(2002), '괴물'(2006) 이후 오랜만에 만난 송강호에 대한 애정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그는 "송강호 선배와 연기 호흡 맞추는 것도 오랜만에 기대가 됐고, 좋은 배우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영화고 우민호 감독과 함께하게 되어 출연했다"고 말했다.또 "촬영하면서 이번엔 메이크업도 많이 하고 예쁜 옷도 많이 입었다. 송강호 선배와 '괴물' 이후 12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 당시엔 큰 오빠였는데, 이제 사업적인 파트너이자 불륜 관계의 애인이 되어서 솔직히 좀 웃겼다. 한 신을 찍다가 선배가 '내가 살다 살다 두나랑 이런 신을 찍는다'라고 하시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극중 캐릭터에 대해서 "그동안 했던 역할과는 좀 다를 수 있다. 일상적인 옆집 언니 같은 캐릭터도 좋아하지만 '복수는 나의 것' 때도 무정부주의자 역할을 했다. 어릴 때. 강렬한 역할을 도전해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극과 극에 잘 녹아들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참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이두삼을 쫓는 열혈 검사 김인구로 분한 조정석은 "저희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서사적 드라마의 힘"이라며 "출연 결심 이유도 이야기의 힘이었다"고 말했다. 또 "등장 인물이 많이 나온다. 마치 만화 시리즈 한 편을 본 느낌이었다. 재밌게 읽었기에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약은 사회악이다. 우리는 마약을 해볼 수가 없지 않나. 그저 연기로 상상하며 해야 하는데, 송강호 선배님이 마약을 하는 장면이 굉장히 놀라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이들의 말처럼 영화의 백미는 바로 송강호의 연기다. 특히 허공에 매달려 사정없이 맞는 신은 너무 리얼해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다.
송강호는 "거꾸로 매달려 맞으니까 너무 힘들더라. 그렇게 촬영한 것도 처음이었다. 무술 연기자들이 때렸는데, 아무리 잘 해도, 실감나게 빨리 끝나게 하려면 실제로 때려서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이두삼이 마약을 접하게 하는 부분에서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준다. 송강호는 "사실, 여기 있는 모두가 마약 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거기서 오는 실감나는 상상력을 많이 끄집어 내야 했다. 그런 지점들이 힘들다기보다 연구를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 해야 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연기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지만, 제가 혼자 지게를 지고 가는게 아니라 배우들과 같이 지고 가는 느낌이었다. 감사하고 고마웠다. 외롭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도 있었지만, 훌륭한 배우들이 한 어깨씩 잡아주시니 저는 견딜 수 있었다"라고 동료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영화엔 송강호, 배두나, 조정석 외에도 김대명, 김소진, 이희준, 조우진까지 깨알 같은 신스틸러들이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김대명은 “개인적으로 인생에 몇 번 있지 않았던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여러가지 의미로 관객들에게 큰 즐거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소진은 송강호에 대한 감사함을 전하려다 울컥 하기도 했다. "긴 호흡을 가지고 연기를 해 본 적이 없었어서, 현장에서 많이 부족하고 모르는 부분도 많다. 헤매기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송강호 선배와 부부 역할이라 거의 다 함께 촬영했다. 배우가 주저되거나 확신이 없을 때, 송강호 선배는 모른 척 하지 않으셨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정말 고맙고 감사했다. 동료들 호흡도 거의 다 보고 듣고 계신다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든든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내부자들'로 붐을 일으켰던 우민호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1970년대를 스크린에 담았다. 그는 "소시민에서 마약왕이 되고 몰락하는 과정을 담았다. 변화무쌍하다. 영화의 톤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결국 송강호와 배우들 믿고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실존했던 인물들, 실제 마약 사건을 접하고 제게는 한편으로 아이러니한 지점들이 있었다. 시나리오 작업하며 조사를 해보니 그 시대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블랙코미디를 택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약왕의 몰락이 관객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영화 ‘마약왕’은 오는 19일 개봉된다.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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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은 국가는 범죄자, 세상은 왕이라 부른 남자 이두삼의 일대기를 그린다. 부산의 하급 밀수업자에서 아시아 최고의 마약왕으로 거듭나는 이두삼은 가장의 모습부터 권력을 거머쥔 마약왕의 카리스마까지 한 스크린에 담겼다.1970년대 찬란한 암흑기를 형상화한 듯한 이두삼이란 캐릭터는 송강호 이기에 가능했다. 그는 지난해 ‘택시운전사’의 얼굴과는 180도 다른 얼굴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송강호 대표 필모그래피인 ‘택시운전사’, ‘변호인’, ‘괴물’ 등에서 보여준 소시민적인 모습과, 그 어떤 필모그래피에서도 상상할 수 없었던 광기, 파격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좌중을 압도한다.
14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처음으로 영화를 본 송강호는 “영화를 보면서 꽉찬 느낌이 들었다. 연기왕 조정석을 비롯해 수많은 명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영화”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영화 후반부 30분 가량 몰아치는 송강호의 연기는 ‘역시는 역시’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배우들은 여러 작품으로 삶을 표현하는 존재"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두삼이란 인물이 연기했던 인물과는 상이했고, 가공의 인물이지만 실존했던 인물을 종합했다. 드라마틱한 삶을 살고 희노애락, 흥망성쇠 에너지가 매력적으로 와 닿았다. 배우로서 호기심이 갔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송강호는 이 영화에 담긴 메시지에 대해 “관객들이 각각 다른 느낌을 받을 것 같다. 마약이라는 것이 사회악인데,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어디든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엔딩도 마약왕의 이야기가 종료가 되는 느낌보다는 어떻게든 계속 이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민호 감독이 가볍지 않은 엔딩으로 만든 것 같다. 정확한 메시지보다는 마약이라는 사회악의 존재에 대한 느낌을 다르게 느낄 것"이라고 기대했다.작품 속 명장면에 대한 질문에 송강호는 쑥스럽게 웃었다. "저희들에게 명장면을 꼽으라고 하면 민망하다. 저는 조정석도 좋지만, 김소진과 배두나의 '콩밭신'이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웃었다.4개 국어에 능통한 로비스트 김정아 역을 연기한 배두나는 "강렬하게 인상에 남았던 것은 이두삼(송강호)이 매 맞는 장면이다. 이두삼이 저렇게 될 수 밖에 없구나 싶었다. 이희준과 대화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라고 거들었다.
배두나는 영화 '복수는 나의 것'(2002), '괴물'(2006) 이후 오랜만에 만난 송강호에 대한 애정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그는 "송강호 선배와 연기 호흡 맞추는 것도 오랜만에 기대가 됐고, 좋은 배우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영화고 우민호 감독과 함께하게 되어 출연했다"고 말했다.또 "촬영하면서 이번엔 메이크업도 많이 하고 예쁜 옷도 많이 입었다. 송강호 선배와 '괴물' 이후 12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 당시엔 큰 오빠였는데, 이제 사업적인 파트너이자 불륜 관계의 애인이 되어서 솔직히 좀 웃겼다. 한 신을 찍다가 선배가 '내가 살다 살다 두나랑 이런 신을 찍는다'라고 하시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극중 캐릭터에 대해서 "그동안 했던 역할과는 좀 다를 수 있다. 일상적인 옆집 언니 같은 캐릭터도 좋아하지만 '복수는 나의 것' 때도 무정부주의자 역할을 했다. 어릴 때. 강렬한 역할을 도전해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극과 극에 잘 녹아들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참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이두삼을 쫓는 열혈 검사 김인구로 분한 조정석은 "저희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서사적 드라마의 힘"이라며 "출연 결심 이유도 이야기의 힘이었다"고 말했다. 또 "등장 인물이 많이 나온다. 마치 만화 시리즈 한 편을 본 느낌이었다. 재밌게 읽었기에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약은 사회악이다. 우리는 마약을 해볼 수가 없지 않나. 그저 연기로 상상하며 해야 하는데, 송강호 선배님이 마약을 하는 장면이 굉장히 놀라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이들의 말처럼 영화의 백미는 바로 송강호의 연기다. 특히 허공에 매달려 사정없이 맞는 신은 너무 리얼해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다.
송강호는 "거꾸로 매달려 맞으니까 너무 힘들더라. 그렇게 촬영한 것도 처음이었다. 무술 연기자들이 때렸는데, 아무리 잘 해도, 실감나게 빨리 끝나게 하려면 실제로 때려서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이두삼이 마약을 접하게 하는 부분에서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준다. 송강호는 "사실, 여기 있는 모두가 마약 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거기서 오는 실감나는 상상력을 많이 끄집어 내야 했다. 그런 지점들이 힘들다기보다 연구를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 해야 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연기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지만, 제가 혼자 지게를 지고 가는게 아니라 배우들과 같이 지고 가는 느낌이었다. 감사하고 고마웠다. 외롭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도 있었지만, 훌륭한 배우들이 한 어깨씩 잡아주시니 저는 견딜 수 있었다"라고 동료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영화엔 송강호, 배두나, 조정석 외에도 김대명, 김소진, 이희준, 조우진까지 깨알 같은 신스틸러들이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김대명은 “개인적으로 인생에 몇 번 있지 않았던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여러가지 의미로 관객들에게 큰 즐거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소진은 송강호에 대한 감사함을 전하려다 울컥 하기도 했다. "긴 호흡을 가지고 연기를 해 본 적이 없었어서, 현장에서 많이 부족하고 모르는 부분도 많다. 헤매기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송강호 선배와 부부 역할이라 거의 다 함께 촬영했다. 배우가 주저되거나 확신이 없을 때, 송강호 선배는 모른 척 하지 않으셨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정말 고맙고 감사했다. 동료들 호흡도 거의 다 보고 듣고 계신다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든든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내부자들'로 붐을 일으켰던 우민호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1970년대를 스크린에 담았다. 그는 "소시민에서 마약왕이 되고 몰락하는 과정을 담았다. 변화무쌍하다. 영화의 톤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결국 송강호와 배우들 믿고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실존했던 인물들, 실제 마약 사건을 접하고 제게는 한편으로 아이러니한 지점들이 있었다. 시나리오 작업하며 조사를 해보니 그 시대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블랙코미디를 택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약왕의 몰락이 관객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영화 ‘마약왕’은 오는 19일 개봉된다.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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