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의 R까기] 서울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

서울 분양가, 낮은 분양가에 나와도 기회 적어
수도권, 평균 웃도는 분양가 단지들 공급
SK건설이 분양하는 'DMC SK뷰'의 모델하우스에 몰린 방문객들.
3.3㎡당 2434만7400원.

최근 1년간 서울에서 신규로 분양된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이다. 이 기간동안 서울에서는 신규 민간 아파트가 월평균 766가구가 공급돼 총 9187가구가 분양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달 내놓은 이 자료에는 서울이 전국 평균 분양가격의 두 배라는 점도 설명에 있었다. 전국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1084만500원이니 서울은 평균값을 높이는 숫자인 셈이다. 지난 14일 나란히 모델하우스를 개장한 분양현장에서는 '평균'과는 다른 가격들이 펼쳐졌다. 서울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단지의 분양가가 경기도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보다 낮게 책정된 것이다. 두 지역 모두 투기과열지구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서울에서는 낮은 가격의 소형 아파트를 보려는 청약자들이, 경기도 성남의 아파트에는 강남 못지 않게 꾸며진 대형 아파트를 보려는 청약자들이 몰렸다.

SK건설이 서울 은평구 수색동 30-2번지 일대에 짓는 'DMC SK뷰'가 이 단지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965만원이다. 총 753가구 중 일반분양분은 250가구로 공급규모가 크지는 않다. 그러나 평균보다 낮은 분양가에 예비청약자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무엇보다 주목을 받은 건 전용 59㎡였다. 59㎡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800만원대여서다. 서울권에서는 최근 몇년동안 소형의 3.3㎡당 분양가가 중대형 보다 높았다. 하지만 이 단지는 전용 84㎡의 분양가가 2000만원 안팎으로 59㎡ 보다 더 높게 책정됐다. 59㎡A형과 B형 모두 분양가가 1층의 경우 4억1600만원, 2~3층은 4억4500만원이다. 4층 이상은 4억7500만원으로 분포됐다. 계약금 20%, 중도금 60%, 잔금 20%의 조건이다. 계약금으로 1억원 이내의 금액을 준비하면 되다보니 상대적으로 가벼운 느낌이었다.실제 상담을 받는 청약자들도 59㎡형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어보면서 아쉬워했다. 워낙 물량이 적은데다 특별공급을 제외하고 나면 일반공급은 더욱 적어서다. 일반공급에서 당첨 커트라인은 당연히 높을 전망이다. 분양권 청약강의를 주로하는 박지민(필명 월용이)씨 또한 커트라인이 70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59㎡A형은 38가구가 공급되지만, 특별공급을 제외하면 일반청약으로 11가구가 남는다. 59㎡B형은 7가구가 청약을 받는다. 수색동에 살고 있는 김모씨는 "신혼 때 남편 쪽 주택처분을 늦게 했는데, 이번에 제도가 바뀌면서 신혼부부 특공을 못 넣게 됐다"며 "일반분양이라도 노려보려는데 물량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지 분당구 대장지구 현장.
반면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지구에서 일제히 분양하는 아파트들은 3.3㎡당 분양가가 모두 2000만원을 넘겼다. 전용 84㎡의 발코니 확장비도 1500만원을 웃돈다. 특히 대형으로 이뤄진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2433만원에 달한다. 3블록에서 공급하는 전용 139㎡의 중간층 분양가는 12억9000만원이다. 발코니 확장비는 4200만원 이다. 내부 가구는 화려하게 치장됐고 계약금은 10%로 초기부담을 줄였다.

성남시 분당구는 투기과열지구지만, 대장지구는 분양가 상한제 제한을 받지 않는 민간택지인 도시개발지구다. 모델하우스에는 전용 128㎡C와 131㎡A, 139㎡A 등 3개 타입의 유닛이 마련됐다. 2.7m의 높은 천장고와 시원하게 빠진 평면들이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동안 강남 아파트들은 가격의 규제를 받으면서 실내 고급화가 어렵다보니 옵션으로 돌리는 경우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 단지는 발코니 확장비로 대부분의 옵션을 포함시켰다. 대부분의 최상층에 펜트하우스를 도입한 것도 특징이다. 올해 서울 분양된 27개 단지 중 3곳만 펜트하우스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고급 단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물론 이들 단지들을 단순히 가격만 놓고 누가 좋은 단지냐를 얘기하기는 어렵다. 지역도 환경도 다르고 재개발이냐 택지지구냐 등의 조건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서울에서건 수도권에서건 분양시장에서 내 집을 마련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서울에서는 제아무리 착한 분양가가 나와도 기회를 잡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수준이다. 수도권으로 눈을 돌려도 점점 더 높아지는 분양가를 감당하기는 어려워지고 있다.

*[김하나의 R까기]는 부동산(real estate) 시장의 앞 뒤 얘기를 풀어드리는 코너입니다.

성남=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