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적 수사에 '무력화'된 보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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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입건자 작년 3분의 1옛 통합진보당 출신 세력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공개적으로 찬양하는 등 활개를 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단속할 검찰과 경찰은 손을 놓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검경이 관련 수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국가보안법이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 기소율도 '반토막'
대공수사 인력 20% 이상 줄어
16일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보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피의자는 15명으로 지난해(42명)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 가운데 검찰이 기소한 피의자는 5명에 불과했다.
경찰이 국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피의자를 검찰이 기소하는 비율인 기소율도 지난해와 올해 모두 33%로, 2016년 이전에 비해 반토막 수준이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4~2016년에는 기소율이 꾸준히 60%대를 유지했다.
현 정부 들어 대공수사 인력도 크게 줄고 있다. 국보법 위반 등 대공수사 업무를 담당하던 경찰청 보안수사대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인력이 20% 넘게 감소했다. 2016년 말 625명이던 보안수사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전인 지난해 4월 622명이었으나 지난해 말 497명으로 쪼그라들었다. 8개월 만에 담당 인력이 20% 넘게 줄어든 것이다. 올해에도 추가 감원이 이뤄져 9월 말 현재 494명이 활동하고 있다.검경뿐 아니라 법원도 더욱 신중해진 모양새다. 국보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피의자는 2016년 14명, 지난해 9명에서 올해 9월까지 4명으로 줄었다.
김 의원은 “남북한 평화 분위기 조성에 따른 변화라고는 하지만 오랜 기간 쌓아온 대공 수사의 전문성과 역량이 약화되면 국가 안보에 공백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진/고윤상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