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우윤근 첩보 무시 의혹' 총력대응…조국, SNS로 간접 반박

"미꾸라지가 개울물 흐려" 靑 이례적 고강도 비판…임종석·우윤근 직접 부인
조국, 페이스북에 반박성 기사 링크…야권서는 의혹 공세 계속돼
청와대가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내부 감찰 보고를 무시했다는 의혹과 관련, 청와대가 연일 이번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적극적인 반박을 이어가고 있다.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 대사가 직접 부인한 것은 물론, 인사검증 책임이 있는 조국 민정수석 역시 SNS를 활용해 우회적으로 의혹을 반박했다.

특히 청와대는 의혹을 제기한 전 특별감찰반원을 겨냥해 "미꾸라지가 개울물을 흐리고 있다"고 하는 등 이례적인 고강도 비판을 쏟아내며 총력 대응하는 모습이다.
앞서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일하다 비위 연루 정황이 포착돼 검찰로 복귀 조치된 김모 수사관은 언론에 보낸 이메일 제보를 통해 자신이 우 대사의 비위 의혹을 보고했으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 탓에 자신이 복귀조치라는 징계를 받았다고 주장했다.김 수사관은 우 대사가 과거 한 사업가로부터 채용 청탁과 함께 1천만 원의 현금을 받았다는 의혹, 2011년 말∼2012년 초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검찰의 미래저축은행 비리 수사와 관련해 우 대사 등에게 금품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 등이 자신의 보고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수사관은 그러면서 이런 보고 내용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조 수석, 임 실장에게 보고됐으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김 수사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즉각 반박했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국회 사무총장이 특별감찰반에 의한 감찰대상이 아니어서 감찰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당시 인사 대상으로 거론되던 우 대사 인사검증에 참고하도록 첩보 내용을 민정수석에게 보고했고, 인사 라인은 자체조사 결과 첩보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 인사절차를 진행했다"며 "특히 과거 검찰수사 내용이 판단의 중요한 근거였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김 수사관의 첩보 내용은 새로운 것이 아닌, 반복적으로 제기된 사안이었다"며 "박근혜 정부 때 검찰이 해당 의혹을 수사했으나 모두 불입건 처리했다.당시 우 대사는 야당 의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수사관이 2017년에 작성한 첩보 때문에 갑자기 자신을 검찰로 돌려보냈다는 것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역시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수석은 나아가 "비위 행위자의 일방적 주장을 받아쓰는 일부 언론에도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도 했다.

임 실장도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관련 내용을 보고 받은 바 없다"고 했고, 우 대사는 통화에서 "내가 야당 원내대표로 있던 시절인 (2015년에) 검찰에서 다 불러서 조사하고 나는 부를 필요도 없다며 종결한 사안"이라고 의혹을 부인하며 김 수사관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수석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축은행 비리 관련 의혹은 이미 6년전 합동수사단이 사실무근으로 결론내린 사안이며, 김 수사관의 첩보는 이때 와전된 소문을 재탕한 첩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링크했다.

이처럼 청와대가 적극 해명에 나서는 데에는 이대로 의혹이 번지는 것을 놔둬서는 안 되는 시점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만일 김 수사관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 진다면 최근 공직기강 해이 논란 등과 맞물려 청와대의 도덕성에 대한 불신 번질 우려가 있는 만큼,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이런 해명에도 야권의 공세는 계속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청와대는 우 대사의 비위 첩보를 묵살했다는 의혹의 당사자"라며 "진흙탕 같은 진실게임 뒤에 숨어 첩보 묵살 의혹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대한다면 결국 국회가 나서 특검과 국정조사 논의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아울러 우 대사 관련 의혹이 임 실장에게 보고가 이뤄졌는지 등에 대해 명확한 해명이 되지 않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