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평가 전원만점' '생기부 멋대로 수정' 학사부실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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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초중고교 감사결과 공개…성적·생기부·회계관리 '민낯'
17일 전국 시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초중고교에 대한 교육 당국의 감사결과 보고서에는 학업 성적, 학생생활기록부, 회계 등 학교 운영 전반에 걸친 부실한 관리 체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교육부가 이날 공개된 감사결과 지적사항을 분석한 결과 예산·회계 분야가 48.1%(1만5천21건)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인사·복무 분야 15.0%(4천698건), 교무·학사 분야 13.6%(4천236건), 시설·공사 9.5%(2천981건)를 차지했다.
학교생활기록부와 학생평가 관련 지적사항은 각각 전체의 7.5%(2천348건)와 5.5%(1천703건)였다.초중고교 감사결과를 주요 사례별로 살펴봤다.
◇ '냈던 문제 또 출제','수행평가 전원만점' 성적관리 부실
냈던 문제를 반복해서 내는 것은 적발 사례 중 '단골손님'으로 등장했다.
올해 7월 종합감사 결과 경남 양산 웅상중학교는 이전에 출제된 평가 문제를 그대로 내지 못하게 돼 있는 '2016∼2017학년도 경남 중·고 학업 성적관리 시행 지침'을 어겨 적발됐다.이 학교 일부 교사는 2016학년도 역사·도덕 과목에서, 2017학년도는 역사·과학 과목에서 전년도 문제를 그대로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 강동구 한영외고도 2016학년도 1학기 정기고사 때 한 과목에서 직전 학년도에 냈던 문제를 똑같이 낸 사실이 확인됐다.
기출문제 반복출제는 서울 강서구 명덕외고와 강북구 신일고에서도 있었다.빈번한 시험 출제 오류로 내신 성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저해한 사례도 많았다.
신일고는 2015년부터 올해 6월까지 중간·기말고사 문제에서 출제나 표기 오류는 물론 전부 또는 복수정답을 인정한 건수가 모두 합쳐 126건에 달했다.서울 중랑구 혜원여고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총 44건의 정기고사 정답정정을 했다.
또 같은 기간에 224개 과목에 걸쳐 서술·논술형 채점 기준을 시험을 치른 뒤에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도 고성 대진고는 2015학년도 2학년 2학기와 3학년 1, 2학기 특정 과목 수행평가에서 응시 학생 141명 모두에게 만점을 준 사실이 적발됐다.
◇ 학생생활기록부 멋대로 수정 횡행
대학 입시에 영향을 미치는 학생생활기록부를 정해진 결재 체계를 건너뛰거나 증빙자료 없이 멋대로 수정하는 일도 횡행했다.
서울 예일여고는 180여건의 학교생활기록부 정정 사안을 담임교사부터 교장까지 이어지는 '4단 결재'가 아닌 교감 전결·대결로 처리한 점을 지적받았다.
또 교무·학사업무를 담당하지 않아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NEIS) 입력 권한이 필요 없는 교사 5명에게 권한을 주기도 했다.
특히 권한이 불필요했던 교사 중 한 명은 자녀가 재학 중이었다.
경남로봇고등학교는 2013학년도부터 2017학년도까지 학교생활기록부 내용 중 학교폭력 관련 사항 삭제 등을 포함한 43건을 정정하면서 증빙자료를 첨부하지 않았다.
경남 함안군 호암중학교는 2016학년도 학교생활기록부 '진로희망사항'에 학생 가족 직업 등 사회적 지위를 암시하는 내용을 적은 사례가 적발됐다.비대상자에게 상을 주거나 봉사활동 시간을 부정하게 입력해주기도 했다.
대구 계성중학교는 2014년 감사결과 개근상 또는 정근상 대상이 아닌 학생 8명에게 상장을 수여하고 이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중앙중학교도 2016년 감사에서 개근상을 부적절하게 준 사실이 적발됐다.
서울 예일여고와 함께 교육청 특정감사를 받은 10개 공·사립고 모두 봉사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에게도 봉사시간을 기록해주는 등 학생부 기재·관리에 부적정한 점이 발견됐다.
◇ 학생들 불우이웃 성금 교사가 쓰기도…회계관리 구멍
서울 강남구 휘문고에서는 한 교사가 학생들이 낸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개인 통장에 넣어두거나 현금으로 갖고 있으면서 개인용도로 사용한 일이 들통나기도 했다.
서초구 서문여고와 서문여중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성산학원은 다른 학교법인과 빌딩 한 곳을 공동으로 임대 운영하면서 세입자에게 받은 보증금으로 골프회원권 3개를 사서 법인 관계자의 개인용도로 썼다.
골프회원권 시세 하락 등으로 법인이 입은 피해는 5억5천만원에 달했다.
대구 욱수초등학교는 2013년 감사결과 교직원이 두 차례에 걸쳐 국회의원 선거, 대통령 선거와 관련, 강당사용료 35만원을 받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강원도 춘천 금병초교는 2015년 6월 자체 감사결과 학교회계 수입금 처리 부적정, 회계직원 책임 소홀, 대가 지급 부적정, 회계장부관리 부적정 등 11건의 비위가 무더기로 드러나 교직원 2명이 중징계를 받았다.경남 창원성민여자고등학교는 2016∼2018학년도 법인업무를 하며 88차례 118만원을 법인회계가 아닌 학교회계에서 부적정하게 집행한 사실이 확인됐고, 김해중앙여자중학교는 2014년과 올해 이사실 냉장고 구매 등 2건에 34만3천900원을 학교회계에서 집행했다가 회수·주의 조치를 받았다.
/연합뉴스
17일 전국 시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초중고교에 대한 교육 당국의 감사결과 보고서에는 학업 성적, 학생생활기록부, 회계 등 학교 운영 전반에 걸친 부실한 관리 체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교육부가 이날 공개된 감사결과 지적사항을 분석한 결과 예산·회계 분야가 48.1%(1만5천21건)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인사·복무 분야 15.0%(4천698건), 교무·학사 분야 13.6%(4천236건), 시설·공사 9.5%(2천981건)를 차지했다.
학교생활기록부와 학생평가 관련 지적사항은 각각 전체의 7.5%(2천348건)와 5.5%(1천703건)였다.초중고교 감사결과를 주요 사례별로 살펴봤다.
◇ '냈던 문제 또 출제','수행평가 전원만점' 성적관리 부실
냈던 문제를 반복해서 내는 것은 적발 사례 중 '단골손님'으로 등장했다.
올해 7월 종합감사 결과 경남 양산 웅상중학교는 이전에 출제된 평가 문제를 그대로 내지 못하게 돼 있는 '2016∼2017학년도 경남 중·고 학업 성적관리 시행 지침'을 어겨 적발됐다.이 학교 일부 교사는 2016학년도 역사·도덕 과목에서, 2017학년도는 역사·과학 과목에서 전년도 문제를 그대로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 강동구 한영외고도 2016학년도 1학기 정기고사 때 한 과목에서 직전 학년도에 냈던 문제를 똑같이 낸 사실이 확인됐다.
기출문제 반복출제는 서울 강서구 명덕외고와 강북구 신일고에서도 있었다.빈번한 시험 출제 오류로 내신 성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저해한 사례도 많았다.
신일고는 2015년부터 올해 6월까지 중간·기말고사 문제에서 출제나 표기 오류는 물론 전부 또는 복수정답을 인정한 건수가 모두 합쳐 126건에 달했다.서울 중랑구 혜원여고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총 44건의 정기고사 정답정정을 했다.
또 같은 기간에 224개 과목에 걸쳐 서술·논술형 채점 기준을 시험을 치른 뒤에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도 고성 대진고는 2015학년도 2학년 2학기와 3학년 1, 2학기 특정 과목 수행평가에서 응시 학생 141명 모두에게 만점을 준 사실이 적발됐다.
◇ 학생생활기록부 멋대로 수정 횡행
대학 입시에 영향을 미치는 학생생활기록부를 정해진 결재 체계를 건너뛰거나 증빙자료 없이 멋대로 수정하는 일도 횡행했다.
서울 예일여고는 180여건의 학교생활기록부 정정 사안을 담임교사부터 교장까지 이어지는 '4단 결재'가 아닌 교감 전결·대결로 처리한 점을 지적받았다.
또 교무·학사업무를 담당하지 않아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NEIS) 입력 권한이 필요 없는 교사 5명에게 권한을 주기도 했다.
특히 권한이 불필요했던 교사 중 한 명은 자녀가 재학 중이었다.
경남로봇고등학교는 2013학년도부터 2017학년도까지 학교생활기록부 내용 중 학교폭력 관련 사항 삭제 등을 포함한 43건을 정정하면서 증빙자료를 첨부하지 않았다.
경남 함안군 호암중학교는 2016학년도 학교생활기록부 '진로희망사항'에 학생 가족 직업 등 사회적 지위를 암시하는 내용을 적은 사례가 적발됐다.비대상자에게 상을 주거나 봉사활동 시간을 부정하게 입력해주기도 했다.
대구 계성중학교는 2014년 감사결과 개근상 또는 정근상 대상이 아닌 학생 8명에게 상장을 수여하고 이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중앙중학교도 2016년 감사에서 개근상을 부적절하게 준 사실이 적발됐다.
서울 예일여고와 함께 교육청 특정감사를 받은 10개 공·사립고 모두 봉사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에게도 봉사시간을 기록해주는 등 학생부 기재·관리에 부적정한 점이 발견됐다.
◇ 학생들 불우이웃 성금 교사가 쓰기도…회계관리 구멍
서울 강남구 휘문고에서는 한 교사가 학생들이 낸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개인 통장에 넣어두거나 현금으로 갖고 있으면서 개인용도로 사용한 일이 들통나기도 했다.
서초구 서문여고와 서문여중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성산학원은 다른 학교법인과 빌딩 한 곳을 공동으로 임대 운영하면서 세입자에게 받은 보증금으로 골프회원권 3개를 사서 법인 관계자의 개인용도로 썼다.
골프회원권 시세 하락 등으로 법인이 입은 피해는 5억5천만원에 달했다.
대구 욱수초등학교는 2013년 감사결과 교직원이 두 차례에 걸쳐 국회의원 선거, 대통령 선거와 관련, 강당사용료 35만원을 받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강원도 춘천 금병초교는 2015년 6월 자체 감사결과 학교회계 수입금 처리 부적정, 회계직원 책임 소홀, 대가 지급 부적정, 회계장부관리 부적정 등 11건의 비위가 무더기로 드러나 교직원 2명이 중징계를 받았다.경남 창원성민여자고등학교는 2016∼2018학년도 법인업무를 하며 88차례 118만원을 법인회계가 아닌 학교회계에서 부적정하게 집행한 사실이 확인됐고, 김해중앙여자중학교는 2014년과 올해 이사실 냉장고 구매 등 2건에 34만3천900원을 학교회계에서 집행했다가 회수·주의 조치를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