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 따른 작업중지 명령에도 컨베이어벨트 가동한 태안화력

구급대원이 시신 수습하던 시점에 78분간 컨베이어벨트 작동
직원들 "발전소 측, 보일러 가동 위해 작동한 것 아니냐" 의혹 제기
태안화력발전소가 지난 11일 직원 사망사고 직후 관계 당국의 작업중지 명령을 어기고 1시간 넘게 컨베이어벨트를 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17일 한국서부발전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새벽 운송설비를 점검하던 협력업체 직원 김용균(24) 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사고를 보고 받은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은 당일 오전 5시 37분 태안화력본부에, 11분 뒤인 5시 48분에 한국발전기술에 각각 컨베이어벨트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사고 경위 파악을 위한 현장보전 필요성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태안화력은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오전 6시 32분부터 78분간 사고가 난 컨베이어벨트 옆에 있는 다른 컨베이어벨트를 가동했다.이때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이 김씨 시신을 수습하던 중이었다.
현장에 있던 김씨 동료들은 발전소 측이 보일러 가동을 위해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벨트를 작동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서부발전 측은 정비를 마친 컨베이어벨트를 시운전 차원에서 공회전 운전을 했다는 입장 외에 누가 어떤 식의 가동 지시를 내렸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서부발전의 한 관계자는 "사고 수습 과정에서 컨베이어벨트가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1시간여 만에 중지 명령을 내렸다"며 "정확한 가동 주체 등에 대해서는 좀 더 세심한 확인과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발전소 원료인 석탄을 운송하는 컨베이어벨트 가동은 발전소 운영 주체인 서부발전의 지시나 명령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