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혁신 전략, 구체적 실행 계획은 부족"

소재·부품 '자립화'·반도체·디스플레이 '초격차'…

차별화된 기술혁신 방향 없어
산업부도 "보완해 나갈 것" 인정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제조업 혁신 전략을 공개했다. 소재·부품 분야는 10년간 10조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자립화, 글로벌화’를 달성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는 차세대 기술을 확보해 중국과의 ‘초격차’를 유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목표만 있을 뿐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재·부품·장비는 자립화, 글로벌화를 위해 2020~2030년 매년 1조원을 투자해 100개 핵심 소재부품을 개발한다. 반도체는 초격차를 목표로 SK하이닉스와 50여 개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을 선도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섬유산업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해 서울 동대문에 주문부터 생산이 24시간 내 끝나는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종합적인 발전 대책을 세웠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중국의 ‘제조 2025’,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등 주요국의 전략과 비교하면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다.

박기영 순천대 대학원장은 “업종별 대책을 하나로 꿰뚫는 차별화된 기술 혁신 방향과 비전이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가령 독일은 ICT와 제조업의 융합이란 큰 그림 아래 모든 업종에서 생산 공정 효율화는 물론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를 한 단계 진화하는 전략을 펴는데, 이런 게 없다는 것이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