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연구법인 분리 급물살 타나…연내 설립 주총 가능성도

산업은행, 사업계획 검토 마무리…당정도 조만간 간담회
법원의 제동으로 중단됐던 한국지엠(GM)의 연구개발(R&D) 법인분리 계획과 관련한 절차가 속속 진행되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사업계획 검토를 마무리함에 따라 조만간 '당정 간담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상황에 따라서는 연내 한국GM이 연구법인 설립을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18일 한국GM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한국GM이 제출한 R&D 법인 사업계획서에 대한 전문 용역기관의 검토 결과가 도출됨에 따라 가부 입장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산은이 R&D 법인분리에 동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금명간 이동걸 산은 회장이 직접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됐다.앞서 산은은 12일 발표한 입장 자료에서 "최근 GM 측의 요청으로 GM 본사 배리 엥글 사장을 만나 수일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다"라고 협상 진행을 공개해 이번 논란에서 출구를 모색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산은은 이런 입장을 발표한 이튿날에는 한국GM에 약속한 4천45억원 출자를 예정대로 26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은은 R&D 법인분리 중단을 요구한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되 GM 측에 한국GM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는 구속력이 있는 조치를 대가로 요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추가 출자는 지난 5월 정부가 GM과 합의한 경영정상화 협력 방안에 따른 조치이고 법인분리는 GM이 7월 결정한 사안으로 별개의 사안이지만 사실상 연동됐다.

산은은 법인분리를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법인 분할에 따른 사업계획서 등이 제공되지 않으면 약속한 출자금 절반을 집행하지 않을 수 있다고 압박한 바 있다.

산은이 사업계획 검토를 마무리함에 따라 당정은 한 차례 연기된 간담회를 이르면 19일 열어 법인분리와 한국GM의 지속 가능성 보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애초 17일 국회에서 법인분리 문제와 관련해 대책 협의회를 열기로 했다가 당일에 연기했다.

이 협의회에는 홍영표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 산은, 한국GM 노조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한국GM은 당정 협의회에서 법인분리에 찬성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이면 다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기 위해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가처분신청을 취하하면 연내 주총이 열려 R&D 법인 설립이 다시 의결될 수 있다"라며 "법인분리가 진행되면 노동조합이 강력히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달 30일 중앙노동위원회는 한국GM 노조가 제기한 2차 쟁의조정신청에 대해 행정지도 결정을 내려 법인분리 결정에 맞서 쟁의권을 확보하려던 시도가 또다시 불발된 상황이다.앞서 서울고법은 지난달 28일 산은이 주주총회 '분할계획서 승인 건' 결의의 집행을 정지해달라며 한국GM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 정관 규정을 위반한 하자가 있다며 일부 인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