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마친 고3생 강릉 펜션서 참변…3명 사망·7명 중태

현장체험학습 나선 서울 대성고생…펜션 내부 일산화탄소 농도 155ppm, 정상치 8배
경찰 "새벽 3시에도 인기척 있어…병원 "부상자들 경미하나마 호전 중"

18일 강원 강릉시 경포의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수능시험을 끝낸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병원으로 옮겨진 부상자 7명은 의식은 없으나 미약하나마 자가 호흡 중이며 경미하나마 호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펜션 내부에서 측정된 일산화탄소 농도는 155ppm으로, 정상 수치의 8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 "사고사 가능성에 무게"…일산화탄소 농도 기준치의 8배 측정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2분께 강릉시 저동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수능을 끝낸 남학생 10명이 단체 숙박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업주 등이 발견했다.

이 중 3명이 숨지고 7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119구급차량 등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 7명 중 1명이 병원 이송 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발표됐으나 이는 잘못 알려진 것으로 전해졌다.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재까지 3명이 숨지고 7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부상자 중 2명은 다소 위중한 것으로 파악했다.

사고 학생들은 거품을 물고 구토 중인 채로 발견됐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학생들은 펜션 건물 전체를 빌려 투숙했으며, 이들은 묵은 펜션 건물 2층은 거실과 방이 2∼3개가 있는 복층 구조로 알려졌다.발견 당시 학생들은 2층 방에 2명, 2층 거실에 4명, 2층 복층에 4명 등 10명이 쓰러져 있었다.


소방 관계자는 "사건 현장에서 일산화탄소 농도가 155ppm으로 높게 측정됐다"며 "일반적인 정상 수치는 20ppm 수준"이라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의식이 없는 7명을 강릉아산병원과 고려병원, 동인병원 등에 분산 치료 중이다.

특히 부상자 중 위중한 2명은 고압산소치료가 가능한 원주 기독병원으로 이송해 치료하고 있다.

김진복 강릉경찰서장은 "일산화탄소 유출될 수 있는 시설은 가스보일러 등인데 국과수와 가스안전공사 등과 현재 정밀 감식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나 현재로서는 타살이나 자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2박 3일 일정 체험학습 왔다가"…주민들 "사고 현장 참혹"
사고를 당한 학생들은 서울 은평구 대성고 3학년 남자 학생들로, 보호자 동의로 단체 숙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도 이들이 개인체험학습을 신청해 여행을 간 것으로 파악된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은 2박 3일 일정으로 현장체험을 신청해 강릉으로 왔으며, 지난 17일 오후 3시 45분께 펜션에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날 오후 7시 40분까지 펜션 건물 밖에서 고기 등을 구워 먹었으며, 이날 새벽 3시까지 펜션 건물 2층에서 인기척이 있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경찰은 "이날 오전 3시까지 건물 2층에 묶고 있던 학생들의 인기척이 있었다는 게 펜션 업주의 진술"이라며 "학생들은 2박 3일 일정으로 해당 펜션을 찾았으며 업주가 중간 점검차 방문한 과정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펜션 인근 주민은 "점심 먹고 집 앞에 오니까 119등이 대거 출동해 있었다"며 "들것에 실려 나온 학생 상당수가 의식이 없었고, 입 주변에 거품 등을 물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이 주민은 "어제 학생들이 펜션으로 택시를 타고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병원 측 "경미하지만 호전 중"…경찰 "광수대 급파에 수사 중"
부상 학생 7명 중 5명은 강릉아산병원서, 나머지 2명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고압산소 치료를 받고 있다.

강희동 강릉아산병원 전문의는 "환자 상태 의식이 많이 떨어져 있어 현재 대기압 상태에서 100% 산소공급 치료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치료를 마치면 보다 높은 압력에서 산소를 공급하는 고압산소실로 옮겨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또 "처음 병원에 도착할 때보다 환자 상태는 경미하게 나아져 의식이 호전될 가능성이 있지만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시에 5명이 응급실에 왔을 때 입에 거품을 물고 의식이 꽤 안 좋은 상태였다"며 "사망자가 있는 것을 보면 집중적으로 가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환자 치료는 100% 산소를 공급하고 있으며, 의식이 호전될 때까지 주기적으로 고압산소 치료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고와 관련, 강원지방경찰청은 광역수사대를 사고 현장에 급파해 사건 수사에 나섰다.
광역수사대를 중심으로 수사 전담반을 구성한 경찰은 현장 감식과 주변인 조사 등을 통해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이와 함께 피해자 케어팀을 최대한 동원해 피해자 보호팀을 구성하고 유족 등 피해자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보일러 배관 분리 여부를 비롯해 목격자 등을 상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사고가 난 펜션은 2014년 4월 사용승인을 받은 건물로 연면적 228.69㎡에 2층 구조다.

이 건물은 준공 이후 소유주가 두 번 바뀌었고, 현재는 임대업자가 소유주로부터 임대해 영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해당 건물은 준공 이후 게스트 하우스로 사용되다 수리해 올해 7월 24일 펜션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