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특감반원 골프 의혹' 수사 주력…연루 사업가는 뇌물 전력

골프장 7∼8곳 압수수색…김태우 수사관 라운딩 기록 등 확보
'접대 골프 의혹' 사업가, 과거 민자사업 관련 공무원에 뇌물 혐의 유죄 판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수사관의 비위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사건의 한 축인 '골프 접대' 의혹을 파악하기 위해 골프장을 압수수색했다.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김 수사관이 드나든 것으로 알려진 골프장 7∼8곳에 대해 이날 압수수색을 벌였다.

김 수사관은 앞서 청와대 자체 감찰에서 평소 알고 지낸 민간 업자가 비용을 대 골프를 쳤으며, 청와대의 다른 특감반 직원 일부도 부적절한 골프 회동에 동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검 감찰에서 김 수사관의 진술이 일부 바뀌고, 함께 골프를 쳤다는 업자와 직원들과도 주장이 일치하지 않아 검찰은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해 왔다.이날 압수수색으로 라운딩 기록, 비용 결제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검찰은 당시 김 수사관이 누구와 어떤 경위에서 골프를 쳤으며, 이 과정에 부정한 청탁과 향응 제공 등이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김 수사관과 함께 골프를 쳤다는 의혹이 불거진 사업가 최모씨는 과거 정부 부처를 상대로 금품로비를 벌였다가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최씨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2008년 '수원-광명간 민자고속도로' 사업과 '봉담-금곡간 도로' 사업 등에서 자신이 속한 민간 컨소시엄에 수주 편의를 제공받을 목적으로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본부장급 공무원들에게 총 5천만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됐다.서울중앙지법은 이 같은 최씨의 혐의를 인정하고 2010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최씨가 당시 가명으로 공무원과 골프를 친 사실 등도 파악됐다.

최씨는 김 수사관의 최근 골프 접대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골프를 잘 못 친다"고 해명한 바 있다.이런 해명이 과거 판결로 인해 무색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골프 의혹 등 비위 관련자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는 상황을 고려해 검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김 수사관의 혐의를 둘러싼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씨가 10여년 전부터 정부 부처를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황이 있는 만큼 최씨의 행적과 김 수사관의 특감반 활동 사이에 연관성이 없는지에 대해서도 폭넓게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김 수사관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진행하다가 지난 14일 영장을 발부받아 그의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등 사실상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김 수사관은 경찰청에 지인이 연루된 공무원 뇌물사건 진척 상황을 확인하고, 자신의 감찰대상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승진이동을 하기 위해 공개모집에 응모했다는 등의 의혹 등도 받는다.

검찰은 김 수사관에게 직권남용과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최근 김 수사관이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와 관련한 첩보 보고서를 언론에 유출하자 청와대가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혀, 수사 추이에 따라 김 수사관에게 다른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