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이 먹는 치즈볼, 나도 먹어볼까…네이버·카카오, 식품사업 나섰다

보유 IP 활용해 '영토 확장'

네이버, 웹툰 캐릭터 이용
바비분식 떡볶이 온·오프라인 판매
"내년엔 다른 식품도 선보일 것"

카카오 '선데이치즈볼' 공개
내달부터 오프라인 매장서 팔아
"日 애니메이션 짱구 사례 닮아"
네이버와 카카오가 식품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자사 인기 캐릭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식품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보유 지식재산(IP)을 적극 활용한 전략이다.

일부 상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에 등장한 바비분식 떡볶이가 대표적인 히트상품이다. 초기 물량 1만 개가 40시간 만에 동이 났다.웹툰 캐릭터가 식품으로

바비분식 떡볶이는 웹 콘텐츠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웹툰에서 주인공 김유미의 애인이자, 30년 전통의 분식집 아들인 인기 캐릭터 유바비를 모델로 내세웠다.

사업 아이디어는 네이버에서 나왔다. 네이버웹툰 MD사업을 담당하는 웹툰프렌즈사업부가 분식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인 무꼬뭐꼬에 협업을 제안, 기존 상품에 유바비 캐릭터를 입힌 바비분식 떡볶이가 탄생했다. 웹툰 캐릭터를 기반으로 즉석식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 상품은 지난 10월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다. 수익은 무꼬뭐꼬와 웹툰 작가가 나눠 가진다. 라이선스 권리에 합당할 정도의 금액이 작가에게 돌아간다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네이버 ‘바비분식’
오프라인 마케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 상품을 조리해 파는 푸드트럭을 마련해 6개월 일정으로 전국을 순회하고 있다. 외부 사업자가 조리와 판매를, 네이버웹툰이 푸드트럭 디자인과 마케팅을 맡았다.네이버 관계자는 “내년에는 떡볶이뿐 아니라 다른 식품도 선보일 계획”이라며 “유미의 세포들 외에 다른 웹툰에서 파생된 상품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치즈볼 먹는 ‘라이언’

카카오는 과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7일 스낵 브랜드 선데이치즈볼을 공개하고 이 사업을 담당하는 별도 사업조직(선데이치즈볼랩)도 구성했다. SPC삼립, 롯데제과 등에 캐릭터 상표권을 판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독자 브랜드를 구축했다.첫 독자 브랜드 상품으로 스낵을 선택한 것은 캐릭터들의 설정과 관련이 있다. 탈모 증세가 있는 사자 캐릭터인 라이언이 치즈볼을 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을 고려해 라이언이 좋아하는 스낵을 내놨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누르면 캐릭터 과자를 살 수 있다. 과자와 물티슈, 금속 케이스 등을 결합한 세트 상품이 1만2000원이다. 카카오는 다음달부터 오프라인 캐릭터 매장에서도 선데이치즈볼을 판매할 계획이다.

카카오 ‘선데이치즈볼’
시장에선 네이버와 카카오의 ‘외도’를 IP사업의 다각화로 해석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웹툰 IP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웹툰 IP를 활용해 게임,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겠다”고 밝힌 후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IP사업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카카오프렌즈는 IP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 이모티콘, 게임 등을 출시해 지난해 97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5년 103억원이던 매출이 2년 만에 아홉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본에서도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 말려’에 나온 과자가 동네 슈퍼마켓에서 팔린다”며 “친숙한 캐릭터 IP를 가진 회사들이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