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2년 만에 한국당 복귀…국회 정보위원장직 유지 '공방'

바른미래 "위원장직 반납이 도리"
이학재 "당적 변경으로 사퇴 사례없어"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18일 탈당과 자유한국당 복당을 공식 선언했다.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한 이학재 의원이 바른미래당 당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 야권이 분열돼 (문재인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한다는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듣고 있다”며 “한국당으로 돌아가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에 앞서 한국당에 입당원서를 내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가 “2년간 당을 떠나 함께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밀린 숙제를 열심히 하는 마음으로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의원의 합류는 새로운 통합”이라고 치켜세웠다. 이 의원의 탈당설은 지난달부터 흘러나왔지만 손학규 대표의 단식 농성이 이어지면서 복당 시점을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소속 국회의원의 탈당은 지난 2월 바른정당·국민의당 합당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정치권에서는 보수 야권의 정계개편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지만 바른정당 출신인 오신환 사무총장은 “후속 탈당은 없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문제는 이 의원이 맡고 있는 국회 정보위원장직을 계속 유지하느냐다. 올해 하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 당시 정보위원장은 여야 협상을 거쳐 바른미래당 몫으로 배정받은 자리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위원장직 반납이 도리”라며 “한국당이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바른미래당과의 공조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의원의 탈당 기자회견장에서도 바른미래당 당원들이 몰려와 정보위원장직을 내려놓으라며 기습 시위를 벌였다.

반면 이 의원은 “과거 단 한 차례도 당적 변경으로 인해 상임위원장직을 내려놓거나 사퇴한 사례가 없다”고 주장, 한국당으로 옮긴 뒤에도 정보위원장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회법상 상임위원장 임기는 2년으로 당적을 변경해도 상임위원장을 내놓지 않아도 된다. 한국당 내에서도 이 의원 복당에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김태흠 의원은 “보수 대통합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정치적 살길을 찾기 위해서일까”라고 꼬집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