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석의 워싱턴인사이드] 트럼프 vs 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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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19일(미 동부시간) 열리는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결정 회의를 겨냥해 ‘금리 인상을 중단하라’고 연일 Fed를 압박하고 있다. 대통령의 전례없이 공개 압박에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어떻게 나올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Fed 공격’은 지난 10월부터 수위가 높아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Fed의 통화정책이 너무 공격적”이라며 “Fed가 좀 까불고 있다”, “Fed가 미쳤다고 본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이달 들어서도 고삐를 죄고 있다. 11일 “금리 인상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포문을 열더니, 13일엔 “Fed가 더는 금리를 올리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17일엔 “달러는 강하고, 사실상 인플레이션은 없다. 파리는 불타고 있고 중국은 내리막길”이라며 “이런데도 Fed가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는건 믿기지 않는다”고 트윗을 날렸다. 18일에도 “지금도 시장 유동성이 부족한데 더 부족하게 만들지 마라”며 “시장을 피부로 느껴라. 의미없는 통계 숫자만 들여다보지 말라”고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도 한두번이 아니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2020년 재선 캠페인 때까지 경기를 떠받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미국 경제는 올해 3%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1.7~1.8% 정도라는 점에서 3%는 ‘고속 성장’이다. 하지만 내년 이후엔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서고, 2020년에는 잠재성장률 정도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 정도만해도 미국 경제가 나쁜건 아니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경기 흐름이 둔화되는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볼 땐 달갑지 않은 신호다. 게다가 미 증시는 경기 하강 우려로 약세장에 들어섰다. 다우지수가 하루 수백포인트씩 떨어지는 날도 부쩍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Fed의 금리 인상에 ‘딴지’를 거는 배경이다.
Fed는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지난달 28일 현재 기준금리가 “(경기과열과 경기하강을 부추기지 않는)중립금리 바로 밑”이라고 말해 주목받았다. 10월 초 “중립수준에서 한참 멀리 있는 듯하다”고 밝혀 시장에 충격파를 던진 것과는 다른 ‘톤’이었다.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Fed 압박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해온 전통을 트럼프 대통령이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지금이 과연 금리를 올려야하는 시점이냐에 대해선 찬반이 맞선다.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쪽에선 ①반세기만에 가장 낮은 실업률 ②점증하는 인플레이션 압력 ③미래 경기하강에 대비한 정책수단(금리 인하) 확보를 근거를 든다. 오히려 Fed가 너무 늦게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거는 바람에 자산가격에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미 증시 하락은 자연스럽게 거품이 빠지는 과정이란 시각이다.
반면 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쪽에선 ①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지고 있고 ②낮은 실업률에도 아직 인플레이션 조짐이 없다는 점을 내세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설에서 ‘Fed가 멈춰야할 때’라는 사설을 게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윗에서 “WSJ 사설을 읽어보라”고 했다.Fed는 2015년 12월 7년만에 금리 인상을 시작한뒤 2016년 1차례, 지난해 3차례에 이어 올해 들어 지금까지 3번 금리를 올렸다. 이번 금리결정 회의에서도 금리를 올릴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시장의 최대 관심은 향후 금리 인상 여부와 속도다. 당초 Fed는 내년에도 세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신호를 줬다. 하지만 ‘트럼프 변수’로 불확실성이 커져다. 시장은 19일 기자회견을 갖는 파월 의장의 ‘입’을 쳐다보고 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트럼프 대통령의 ‘Fed 공격’은 지난 10월부터 수위가 높아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Fed의 통화정책이 너무 공격적”이라며 “Fed가 좀 까불고 있다”, “Fed가 미쳤다고 본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이달 들어서도 고삐를 죄고 있다. 11일 “금리 인상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포문을 열더니, 13일엔 “Fed가 더는 금리를 올리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17일엔 “달러는 강하고, 사실상 인플레이션은 없다. 파리는 불타고 있고 중국은 내리막길”이라며 “이런데도 Fed가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는건 믿기지 않는다”고 트윗을 날렸다. 18일에도 “지금도 시장 유동성이 부족한데 더 부족하게 만들지 마라”며 “시장을 피부로 느껴라. 의미없는 통계 숫자만 들여다보지 말라”고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도 한두번이 아니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2020년 재선 캠페인 때까지 경기를 떠받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미국 경제는 올해 3%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1.7~1.8% 정도라는 점에서 3%는 ‘고속 성장’이다. 하지만 내년 이후엔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서고, 2020년에는 잠재성장률 정도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 정도만해도 미국 경제가 나쁜건 아니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경기 흐름이 둔화되는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볼 땐 달갑지 않은 신호다. 게다가 미 증시는 경기 하강 우려로 약세장에 들어섰다. 다우지수가 하루 수백포인트씩 떨어지는 날도 부쩍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Fed의 금리 인상에 ‘딴지’를 거는 배경이다.
Fed는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지난달 28일 현재 기준금리가 “(경기과열과 경기하강을 부추기지 않는)중립금리 바로 밑”이라고 말해 주목받았다. 10월 초 “중립수준에서 한참 멀리 있는 듯하다”고 밝혀 시장에 충격파를 던진 것과는 다른 ‘톤’이었다.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Fed 압박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해온 전통을 트럼프 대통령이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지금이 과연 금리를 올려야하는 시점이냐에 대해선 찬반이 맞선다.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쪽에선 ①반세기만에 가장 낮은 실업률 ②점증하는 인플레이션 압력 ③미래 경기하강에 대비한 정책수단(금리 인하) 확보를 근거를 든다. 오히려 Fed가 너무 늦게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거는 바람에 자산가격에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미 증시 하락은 자연스럽게 거품이 빠지는 과정이란 시각이다.
반면 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쪽에선 ①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지고 있고 ②낮은 실업률에도 아직 인플레이션 조짐이 없다는 점을 내세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설에서 ‘Fed가 멈춰야할 때’라는 사설을 게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윗에서 “WSJ 사설을 읽어보라”고 했다.Fed는 2015년 12월 7년만에 금리 인상을 시작한뒤 2016년 1차례, 지난해 3차례에 이어 올해 들어 지금까지 3번 금리를 올렸다. 이번 금리결정 회의에서도 금리를 올릴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시장의 최대 관심은 향후 금리 인상 여부와 속도다. 당초 Fed는 내년에도 세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신호를 줬다. 하지만 ‘트럼프 변수’로 불확실성이 커져다. 시장은 19일 기자회견을 갖는 파월 의장의 ‘입’을 쳐다보고 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