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약과의 전쟁' 공식 사망자만 5000명 넘어

국제인권단체 "초법적 처형으로 1만2천명 이상 희생"

필리핀에서 '마약과의 전쟁'으로 사망한 사람이 공식 통계로만 5천명을 돌파했다.19일 ABS-CBN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마약단속국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올해 11월까지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 숨진 사람이 5천50명이라고 밝혔다.

마약단속국은 또 이 기간에 11만5천여 차례 단속 작전을 펼쳐 마약 용의자 16만4천여 명을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압수한 마약도 3t 이상으로 184억3천만 페소(약 3천922억원) 상당이다.데릭 카레온 마약단속국 대변인은 "경찰 등이 마약단속 작전을 수행하다가 자신 또는 주변 사람의 생명이 위협받으면 당연히 상응하는 조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인권단체는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 재판 없이 이뤄지는 이른바 '초법적 처형' 등으로 희생된 사람이 1만2천명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메트로 마닐라 외곽에서 경찰관 2명이 당시 17세인 청소년을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가 사살한 뒤 "마약 운반책이 총격을 가해 맞대응했다"면서 권총과 마약을 증거물로 제시했다.그러나 경찰관들의 주장과 달리 무릎을 꿇은 채 "살려달라"고 비는 청소년을 사살하는 장면이 담긴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TV(CCTV) 영상이 공개돼 사회적 공분을 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