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지는 곳에 또 신도시…"강남 수요 분산하기엔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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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입지 분석경기 남양주 아파트값은 올 들어(1~11월) 0.39% 떨어졌다. 서울 집값이 7.93% 급등했음에도 되레 내렸다. 정부는 여기에 가장 큰 규모의 3기 신도시(남양주 왕숙·1134만㎡)를 짓는다. 인천 계양구 아파트값도 올 들어 0.82% 하락했다. 정부는 여기에 세 번째로 큰 3기 신도시(계양테크노밸리·335만㎡)를 조성한다. 공급과잉 지역에 또다시 공급폭탄을 터뜨리는 대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3기 신도시' 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 선정
남양주·인천 계양 아파트 값 올들어 하락…'공급폭탄' 우려
서울 도심까지 30분이라지만…교통망 구축까진 아직 먼길
과천 '미니 신도시급' 7000여가구…4곳 중 입지 가장 좋아
“강남 주택수요 분산 미흡”국토교통부는 19일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에서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등 3곳에서 대규모 택지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과천에서 중규모 택지 1곳을 공급하기로 했다. 3개 신도시와 1개 미니 신도시(총면적 2273만㎡)에서 12만2000여 가구를 공급하는 것이다. 총면적은 위례신도시의 3.4배, 공급가구 수는 평촌신도시의 2.9배에 이른다. 내년 하반기 지구 지정을 완료하고 2020년 지구계획을 수립한 뒤 2021년부터 주택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신도시 입지가 예상했던 것보다 서울에서 멀다고 입을 모았다. 국토부는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에 3기 신도시를 지정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또 이날 발표에서 서울 경계로부터 2㎞ 밖에 자리잡고 있어 1·2기 신도시보다 서울에 가깝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서울 방향으로 야산 등으로 막혀 있어 둘러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 접경으로부터는 가깝지만 강남 도심 등 주요 업무지역을 기준으로 따지면 더 멀다고 꼬집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들 4곳만으로 강남 고급주택 수요를 분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나마 과천과 하남 교산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고 평가했다.“과천은 규모 작아 한계”
부동산 전문가들은 4곳 중 가장 입지가 뛰어난 곳으로 과천지구를 꼽았다. 과천지구는 과천시 과천동 주암동 막계동 일원에 155만㎡ 규모로 조성한다. 미니 신도시급이다. 정부는 330만㎡를 넘어야 신도시로 분류한다. 공급 예정 가구 수는 7000여 가구다. 북쪽으로는 우면2지구, 동쪽으로는 과천주암뉴스테이에 접해 있다. 서울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을 이용하면 서울 사당까지 10분이면 갈 수 있다. 정부는 선바위역에 복합환승센터를 만들어 광역버스와 4호선을 연결할 계획이다. 향후 과천~우면산 고속화도로 2.7㎞ 구간을 지하화하고, 과천대로와 헌릉로를 연결하는 4㎞ 거리의 도로를 신설할 계획이다.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GTX-C노선이 개통되면 서울로의 접근성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하남 교산은 서울 동남권 출퇴근 수요를 일부 흡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위례신도시와 하남 감일지구의 동쪽, 하남 미사지구의 남쪽에 있는 649만㎡ 부지에 3만2000가구를 공급한다. 서울지하철 3호선을 오금역에서부터 이곳까지 연장해 역을 2곳 신설할 계획이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수서역까지 20분, 잠실역까지 30분 걸릴 전망이다. 조성이 마무리되면 위례신도시, 감일지구, 미사지구를 잇는 주거벨트가 형성될 전망이다.공급 초과지역에 또 신도시
인천 계양테크노밸리는 3기 신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 서쪽에 조성하는 택지다. 검단신도시 남동쪽으로 서울지하철 김포공항역과 인천지하철 계양역 사이에 있다.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과 김포공항역 사이 8㎞ 구간에 신교통형 슈퍼 간선급행버스체계(S-BRT)를 신설해 기존 철도교통망과 연결한다. S-BRT는 버스가 이동하는 구간을 지하도로와 교량 등으로 연결해 교차로에서도 정지하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이를 통해 서울 여의도까지 25분이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로망으로는 국도 39호선 벌말로 9㎞ 구간을 현재 4차로에서 8차로로 확장해 서울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지금보다 평균 15분 단축시킨다는 게 국토부의 계획이다.
남양주 왕숙은 기존 다산신도시와 별내신도시의 확장판이란 평가가 나온다. 진접읍과 진건읍에 왕숙1지구, 양정동에 왕숙2지구를 조성할 예정이다. 왕숙1지구는 다산신도시의 북쪽, 별내신도시의 동쪽에 있다. 교통 대책의 핵심은 GTX-B노선을 연결하는 방안이다. 왕숙1지구에 역을 신설할 계획이다. 왕숙2지구에는 경의중앙선 역사를 설치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