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금리인상에도 외국인 자금흐름에 즉각 영향 없을 것"

거시경제금융회의 "시장불안에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단호히 대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네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정부는 당장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금융시장의 추가 불안 요인에 대해서는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2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호승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연준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른 글로벌 시장 영향과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 차관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연준의 결정으로 외국인 자금흐름에 즉각적인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는 "내외금리 차가 연초부터 역전되고 있지만 (외국인자금 흐름에) 영향을 줬다고 보지 않는다"며 "종합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위험자산 비중 조정의 영향을 받는데 최근에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도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시중금리 상향 움직임은 감내할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연준의 내년도 금리인상 전망 하향조정이 경기둔화를 뜻하는 것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예의주시할 계획이다.이 차관은 "미국이 내년 기준금리 인상횟수를 하향 조정한 것은 미국 경제 성장세 둔화를 의미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갈등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신흥국 불안 등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도 놓지 않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소강상태를 보이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며, 브렉시트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과 신흥국 시장 불안이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이 차관은 "긴장감을 갖고 긴밀히 대응하겠다"며 "24시간 모니터링을 유지하고 외국인 자금 유출입을 면밀히 점검하며, 필요하면 '컨틴전시 플랜'(위기대응 비상계획)에 따라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 차관은 "그간 외국인 자금 유출이 우려됐지만 순유입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해외 투자자의 신뢰가 반영된 결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또 "신흥국이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과는 달리 한국은 차별화 모습을 보였다"며 "외환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준은 이날 새벽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25%∼2.50%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올해 들어 3월과 6월, 9월에 이어 네 번째 인상이다.

연준은 내년도 금리 인상 예상 횟수를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했다.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는 75bp로 확대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