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 서비스 개시…QR코드 찍으면 현금 자동이체

은행·간편결제 앱 15개 가능…서울 가맹점 2만∼3만개
박원순 "제로페이, 자영업자뿐 아니라 사용자도 인센티브"
스마트폰 간편결제를 통해 소상공인의 결제수수료 부담을 낮춘 '제로페이' 서비스가 20일 시작됐다.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결제원은 이날 오전 서울상공회의소에서 제로페이 이용 확산 결의대회를 열고 제로페이의 공식 출범을 선포했다.

제로페이는 매장에 비치된 전용 QR코드를 기존 은행이나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찍으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대금이 이체되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다.

제로페이가 가능한 은행은 국민·기업·농협 등 20개이며, 간편결제사는 네이버페이·페이코 등 4곳이다.우선 이날부터 은행 앱 11개와 결제앱 4개에 '제로페이' 메뉴가 추가된다.

앱에서 제로페이 서비스에 가입한 뒤 은행계좌를 연결하면 사용할 수 있다.

앱을 열고→제로페이 메뉴를 누른 뒤→비밀번호를 입력하고→QR코드를 사진 찍고→결제 금액을 입력한 뒤 확인버튼을 누르면 판매자 쪽에 곧바로 자동이체가 된다.
제로페이로 결제 시 판매자가 부담하는 수수료는 연 매출 8억원 이하는 0%, 8억원 초과∼12억원 이하는 0.3%, 12억원 초과는 0.5%다.

기존 카드결제 수수료보다 0.1∼1.4%포인트 낮다.

서울시는 "서울 전체 사업체 10곳 중 8곳(66만개)이 소상공인이며, 카드 가맹업체 53만3천개의 90% 이상은 연 매출 8억원 이하의 영세업체"라며 "사실상 거의 모든 영세 자영업자가 수수료 부담을 '제로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제로페이를 지난 6월 지방선거 공약으로 제시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행사에서 "소비자들, 시민들이 가능하면 제로페이를 써주시면 고통받고 힘들어하시는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 된다"며 "본인들도 소득공제뿐 아니라 서울시가 제공하는 다양한 공공시설 할인 등 인센티브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날 행사 직후 서울 중구 한 카페를 찾아 제로페이로 결제를 시연해보기도 했다.

카페의 김길용 사장은 "카드 수수료 절감 혜택이 있을 뿐 아니라 카드를 주고 받으며 결제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제로페이 구매자는 내년 사용분부터 40%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 입장료,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표, 서울광장스케이트장 이용료도 10∼30% 할인된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서울대공원 입장료, 공공주차장도 할인이 되고, 공공자금 집행이나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에도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시범서비스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터미널 지하쇼핑센터와 영등포역 지하쇼핑센터 입주업체를 비롯해 파리바게뜨·파리크라상·bhc·롯데리아·엔제리너스·크리스피크림도넛 등 26개 프랜차이즈 본사가 직영점 중심으로 참여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강남터미널과 영등포역 지하쇼핑센터 입점업체 85% 이상에서 제로페이로 결제할 수 있다.

현재 제로페이에 가입된 서울 소상공인 사업체는 66만곳 중 2만∼3만곳(약 3∼4%)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편의점과 기타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도 제로페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POS(판매시점관리)시스템을 내년 3월까지 개발해 적용할 계획이다.
시는 내년 3월 구매자의 스마트폰 앱에 QR코드나 바코드를 생성해 스캔하는 방식을 추가로 도입한다.

시범서비스 기간에는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 일부 매장에 우선 도입할 예정이다.

'NFC(근거리 통신) 결제' 방식도 도입할 계획이다.

NFC를 이용하면 앱을 실행하지 않고도 매장 내 NFC 단말기에 스마트폰만 대면 바로 결제가 이뤄진다.이날 행사에 함께 참석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앞으로 외상결제 기능과 온누리지역 상품권을 이용한 포인트 제도도 도입해 제로페이가 명실상부한 미래 결제 사업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