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이재웅, 혁신성장본부장 사의…"진전 못 만들어 아쉽다"

'승차공유 규제개편 지연에 심적 부담…당국 의지 부족에 실망'…여러 해석
홍남기 "혁신성장본부 해체검토 안 해…거버넌스 문제는 검토할 것"

차량공유업체 쏘카의 이재웅 대표가 혁신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혁신성장본부장 공동본부장직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표명했다.정부는 혁신성장본부 일을 보는 공무원이 본래 소속 기관 업무를 겸임하는 구조로 돼 있어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기 어렵다며 개편을 검토하기로 했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 대표는 혁신성장본부 민간 공동본부장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최근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최근 경제부총리, 청와대 정책실장, 기획재정부 1차관(혁신성장본부 공동본부장 겸임) 등 정부 경제라인 주요 인사가 교체된 것을 거론하며 "저도 함께 시작했던 분들과 함께 마무리하고 새로운 경제팀은 새로운 분과 함께 하실 수 있도록 해드리려고 한다"고 사의 표명 배경을 설명했다.그는 "공유경제는 소득주도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혁신성장 정책인데 아무런 진전도 만들지 못해서 아쉽고, 기존 대기업 위주의 혁신성장정책을 크고 작은 혁신기업과 함께 하는 정책으로 방향전환을 하도록 만들지 못해서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대표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필수적이고 지속가능한 혁신성장정책이 되어야만 의미 있다"며 "여기까지가 제 능력의 한계인 것 같다.

이제 저는 기업에서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공유경제를 통한 지속가능한 혁신성장동력을 만들고 그것이 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데에 보탬이 된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 혁신성장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분들을 위한 합리적인 대책을 전달하고자 노력했으나 그것도 한 발짝도 못 나가서 아쉽다"며 "그동안 응원해주신 분들께 면목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작년 8월 정부로부터 위촉장을 받고 공동본부장으로 활동해 왔다.
관가에서는 카풀(승차공유)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관련 규제개편이 지연되는 것에 대한 부담이나 차량공유 사업을 하는 이 대표가 혁신성장본부를 이끄는 것에 대한 일각의 비판 등을 의식해 이 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가 규제 개혁에 소극적인 당국의 태도에 실망했기 때문에 사의를 표명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그는 당국자를 연상시키는 한 남성이 "당신의 제안은 혁신적이지만 나는 그것을 사용할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현재의 실패하는 절차들이 편안하다(Your proposal is innovative but I'm afraid I can't use it. I'm comfortable with the current failing procedures)"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긴 이미지를 페이스북에 함께 올려 이런 해석에 무게를 실었다.

이 대표의 사의 표명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혁신성장) 진전이 더딘 탓에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인지 모르겠다"면서도 "사임 의사를 존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의 사의 표명을 계기로 혁신성장본부 개편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혁신성장본부는 기재부 공무원이 겸임하는 구조라 집중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거버넌스 문제를 검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그는 "규모를 좀 줄이더라도 별도로 일할 공무원을 확보하는 것이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혁신성장본부 해체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