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카카오 카풀' 택시파업, 해외 사례는?

전국의 택시 노동자들이 20일 운행을 멈추고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에 모였다.

택시 4개단체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의사당대로에서 '제3차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찰은 4만~5만명 가량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이와 같이 택시업계와 '카카오 카풀' 서비스 사이에 갈등이 커지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도 승차 공유 서비스를 놓고 갈등을 보인 사례가 있어 관심을 받고 있다.

▲ 미국·호주·독일은 어땠을까?
미국 뉴욕에서는 우버와 리프트 등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의 운행 차량수를 제한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뉴욕시의회는 지난 8월 차량 공유 서비스가 교통 혼잡 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1년 동안 새 차량 등록을 제한하는 조례를 의결했다.

이는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들이 잇따라 진입하며 교통혼잡이 심해지고 택시 기사 등의 근로 여건이 악화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해당 규제가 발효되면 미국 내 최대 우버 시장인 뉴욕은 미국 최초로 공유 차량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는 도시가 된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도 있다. 택시를 타기 어려운 도심 이외 지역 주민들은 우버나 리프트 같은 공유 차량이 택시 서비스를 대체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택시기사들이 흑인이나 히스패닉들은 태우려 하지 않아 이들을 위해서도 공유 차량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기업과 택시업계의 갈등을 대화로 해결한 사례도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 정부는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에 5년 동안 1달러의 추가 부담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추가 부담금은 택시 운전자들에게 보상금 형식으로 지급하기로 했고 독일은 2014년부터 상업용 운전면허를 취득한 운전자만 우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 프랑스, 유연한 규제적용…중국, 안전문제 불거져
사진='블라블라카' 홈페이지 캡처
프랑스는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성격에 따라 유연한 규제를 적용했다. 2015년 프랑스 법원은 우버에 택시면허 없이 불법적으로 사업을 펼쳤다는 판결을 내렸고 같은 해 7월 우버는 프랑스에서 서비스를 중단했다. 반대로 같은 승차 공유 서비스인 '블라블라카'는 비영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영업을 허가받았다. '블라블라카'는 가격 상한제 정책을 도입했고 연료비와 거리에 따라 가격을 정해 운전자가 과도한 영리를 추구할 수 없다는 프랑스의 법을 지킨 것이다. 프랑스 법원 역시 운전자와 동승자의 교통비를 줄이려는 업체의 본래 취지를 인정해줬다.

공유 서비스가 발달한 중국에서는 카풀 서비스와 관련해 안전 문제가 불거졌다.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 '디디추싱' 이용 여성 승객이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디디추싱'은 일부 서비스를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택시업계가 카풀 서비스 확대를 우려하는 요인중에 하나다.

▲ 쟁점은 뭘까?
이번에 국내에서 촉발된 '카카오 카풀' 택시 파업은 '운수사업법 81조'에서 비롯됐다. 운수사업법 81조는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이하 "자가용 자동차"라 한다)를 유상(자동차 운행에 필요한 경비를 포함한다)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카풀과 천재지변 등에 대해서는 예외로 두고 있다. 예외 조항은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 '천재지변, 긴급 수송, 교육 목적을 위한 운행, 그 밖에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되는 경우로서 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자치구의 구청장을 말한다. 이하 같다)의 허가를 받은 경우'가 해당한다. 이 예외조항때문에 카풀 업계와 택시업계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카풀업계와 택시 업계가 첨예하게 대립한 부분은 출퇴근 시간이다. 카풀 업계는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해석해 24시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택시 업계는 출근시간(오전 7~9시), 퇴근시간(오후 6시~8시)로 명확하게 규정하자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과 택시업계, 그리고 카카오 카풀 사이에 대화를 통한 상생의 지혜가 필요하다. 해외를 사례를 참고해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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