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막혀…세계 20대 인터넷기업에 '한국 제로'

한경연, 인터넷 트렌드 분석

미국 11개·중국 9개 독식
세계 20대 인터넷 기업에 한국 기업은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5년 전인 2013년에는 네이버가 16위로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포함됐지만 올해는 순위권에서 밀려났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20위 안에 든 기업이 3곳에서 9곳으로 크게 늘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일 발표한 ‘인터넷 트렌드 2018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인터넷 기업은 미국의 애플(9240억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페이스북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11개, 중국 9개였다. 다른 국가의 기업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13년 10위에 올랐던 일본의 야후재팬과 라쿠텐, 한국의 네이버, 러시아의 얀덱스 등은 모두 중국 기업에 밀려 20위 아래로 떨어졌다.

중국은 2013년 텐센트와 바이두, 넷이즈 등 3개 업체만 20위 안에 포함됐지만 올해 9개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알리바바(6위)와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16위) 등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 등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의 성장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중국은 2014년 2월 텐센트의 위뱅크 출범 이후 알리바바, 샤오미, 바이두까지 4곳이 인터넷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한경연은 이 같은 한국과 중국 인터넷 기업의 격차가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 규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중국은 산업자본의 은행업 소유 및 경영에 대한 규제가 없다”며 “반면 한국은 올해 9월에야 산업자본의 인터넷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4%에서 34%까지 확대하는 특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