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50선 홀로 방어하는 기관

5일째 '사자'…1.3兆 순매수
다우지수 이달 12% 떨어져도 코스피 1%대 하락 그쳐 선방
기관투자가들이 코스피지수 2050선을 사수하기 위한 ‘방어선’ 구축에 나섰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그 과정에서 불거진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2050선 근처에서 기관 매수세가 유입돼 버티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21일 코스피지수는 1.29포인트(0.06%) 상승한 2061.41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5.51포인트(0.82%) 오른 673.64에 장을 마쳤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이후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급락해 장 시작 전부터 우려가 컸지만 코스피지수는 장 막판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한국 증시는 이달 들어서도 글로벌 주요 증시 중 가장 잘 버티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2월 들어 미국 다우지수가 11.88% 하락했지만 코스피지수는 1.68% 내리는 데 그쳤다.

기관 매수세가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최근 5거래일 연속 ‘사자’를 이어가며 이 기간에 1조331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은 최근 2주 동안 삼성전자(1083억원) 신한지주(962억원) 현대모비스(909억원) 삼성물산(887억원) 아모레퍼시픽(796억원) 등의 순으로 많이 사들였다. 대부분 장기간 조정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커진 가운데 내년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6356억원으로 올해 예상치(5388억원)보다 17.96% 많다. 중국 등에서의 고전으로 올해는 실적이 작년보다 악화되겠지만, 내년엔 기저효과를 볼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2000원(0.97%) 하락한 20만4000원에 마감했지만 지난달 20일 15만원에서 ‘바닥’을 찍은 뒤 36% 올랐다.

전문가들은 신규 매수를 고려 중인 투자자라면 낙폭 과대 우량주에 집중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달 들어 최근 1년 새 최저가를 기록한 종목 가운데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올해보다 두 자릿수 증가하는 종목은 26개다. 이 중 예상 영업이익 증가율 상위 종목은 아모텍(93.1%) 펄어비스(55.9%) 에코프로(53.3%) 엘앤에프(50.5%) 등이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1000억원 이상인 종목 가운데는 LG이노텍(36.2%) 한온시스템(27.1%) 이마트(12.4%)의 내년 실적 개선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