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택시·승차공유 공생방안 찾아내는 게 국회 할 일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가 택시업계의 강한 반발로 좌초될 위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양쪽 입장을 조율하고 있지만 원만한 타협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택시업계의 카풀비상대책위원회는 엊그제 국회 앞에서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택시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카풀 영업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정부가 철저한 단속과 규제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양측의 대립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택시업계의 밥그릇 지키기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있는가 하면 “고된 노동과 박봉인 기사들의 현실을 이해해야 한다”는 동정론도 있다. 카카오에 대해서도 “모호한 법규정을 이용해 택시업계 일자리를 빼앗으려 한다”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승차공유 출발사업인 카풀을 막아선 안 된다”는 견해도 있다.한 가지 분명한 건 카풀을 둘러싼 극한 갈등을 정부와 정치권이 부추겼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2015년 미국 승차공유기업인 우버에 대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자가용 영업금지’를 위반했다며 국내 사업을 봉쇄했다. 그러던 정부가 우버와 사업모델이 비슷한 카카오의 카풀에 대해선 사실상 ‘허용’ 신호를 보냈다. 관련법이 여전한 만큼 택시업계의 ‘카풀 반대시위’를 비난할 수만은 없다.

상황이 이렇다면 정치권은 산업생태계와 관련업계의 이해상충을 조정해 법을 손질하는 등 해법을 내놔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여야가 보이고 있는 일련의 최근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2년 전 총선 때 ‘공유경제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행태가 더욱 그렇다. 택시업계가 ‘카풀 결사반대’를 선언한 데 대해 승차공유와의 공존방안을 설득하기는커녕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이해가 엇갈리고 부딪치는 국정 이슈들에 대해 관련집단의 의견을 수렴하고 갈등을 중재해 조정방안을 찾아내는 게 국회의 존재 이유다. 하지만 지금 국회는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시장경제 지킴이’를 자임하는 자유한국당의 회색적 행태를 그냥 넘기기 어렵다. 물론 집권여당의 책임이 더 막중하다. 택시업계와 카카오 간 갈등을 풀어내는 성숙한 정치력 발휘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