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잘가!…'눈물의 마지막 등교'

'강릉 펜션 참사' 3명 발인식
“OO야! OO야!”

시신이 운구차에 실리자 어머니는 쉰 목소리로 연신 아들 이름을 불렀다. 어머니의 외침은 이내 울음으로 이어졌고, 무거운 적막감 속에 비명은 야외 주차장을 가득 메웠다. 운구차 트렁크 문이 닫히자 어머니는 끝내 고개를 떨어뜨렸다.강원 ‘강릉 펜션 참사’로 목숨을 잃은 대성고 학생 3명의 발인식(사진)이 21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오전 8시에 먼저 학생 1명의 발인이 있었고, 나머지 2명의 발인은 낮 12시20분에 시작했다.

이날 오후 장례식장엔 유가족 외에도 대성고 학생, 교사 등 100여 명이 함께했다. 영정을 든 상주 뒤로 부모가 섰고, 그 뒤로 망자의 친구들 6명이 흰 장갑을 끼고 이동했다. 교복을 입은 6명의 학생은 친구가 안에 누워있는 관을 직접 운구차로 옮겼다. 운구차 문이 닫히고 장례식장을 떠나자 이를 지켜보던 한 학생은 목숨을 잃은 친구의 이름을 힘없이 불렀다. 일부 학생은 눈물을 보였고 서로 등을 쓰다듬어 주며 위로했다. 운구차는 이날 모교인 대성고를 들른 뒤 장지로 이동했다.

일부 피해자 학부모들은 이날 서울교육청을 통해 사고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강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피해자의 학부모들은 “지뢰를 피해 다니는 것 같은 이런 사회를 바꿔야 하지 않겠냐”며 “기성세대 모두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책임이 선생님에게 있지 않음을 강조하며 “피해를 입은 학생, 가족뿐만 아니라 학교 구성원, 선생님, 친구들에 대한 심리 치료도 필요하다”고 했다.한편 강릉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학생 1명은 이날 오후 퇴원했다.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4명도 회복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가운데 상태가 가장 위중했던 2명의 상태도 미약하지만 호전되고 있다. 차용성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두 학생 모두 자가호흡이 가능해졌고 콩팥 간 신장 근육 등에 나타난 손상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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