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야 원내대표 '셧다운 공방'…슈머 "트럼프, 장벽 포기하라"

매코널 "트럼프-야당이 합의해야" vs 슈머 "트럼프 '분노발작'이 초래한 일"
여야, 서로 상대 지지층 겨냥한 행동이라며 '네 탓' 설전
미국 상원의 여야 원내대표는 22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와 관련, '책임 공방'을 벌이며 충돌했다.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풀어야 할 문제라며 야당에 공을 넘긴 채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 반영을 압박했지만,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 책임론을 전면에 부각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셧다운 첫날인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민주당이 합리적 요구를 거부했다"며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국경장벽 건설예산 57억 달러가 반영된 내용으로 하원을 통과한 긴급 지출법안(예산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비판했다.매코널 원내대표는 국경 안전 문제의 강조성을 거듭 강조하며 민주당을 향해 "그들은 극좌 진영으로부터 많은 압박을 느끼기 때문에 이것(셧다운)을 유발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거의 모든 문제에 있어 (극좌 진영으로부터) 대통령과 합의해주지 말라는 강요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원칙이나 신념의 문제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며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거듭 비난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와 함께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풀어야 할 일이라며 "대통령과 민주당이 합의점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정지 버튼'을 누를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상원 본회의장에서 표결 등 어떠한 행동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본회의장에 나가면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내가 본회의장에서 말했듯 이는 민주당과 대통령 사이의 일"이라며 "나는 그들이 조만간 합의점에 도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이에 맞서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본회의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발작'(temper tantrum)이 셧다운 사태를 촉발했다며 대통령은 '장벽 싸움'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더힐이 보도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셧다운 사태는 오직 한 사람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며 "우리는 비용은 많이 들고 효과는 없는 국경장벽을 위해 세금을 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2주간의 파괴적인 분노발작으로 인해 이 순간까지 오게 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그러면서 이번 셧다운 사태를 '트럼프 셧다운'으로 거듭 칭하며 "상원은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정책을 위해 미국의 납세자들에게 사기 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며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이 포함된 법안은) 오늘도, 다음 주에도, 내년에도 상원을 통과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 당신이 정부 문을 다시 열고 싶으면 장벽을 포기해야 한다.

간단명료하다"고 말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또한 지난 19일 상원을 통과했던 긴급 지출법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튿날 서명을 거부한 데 대해서도 극우 지지층을 의식한 '약속 파기'라고 공격을 가했다.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처리된 이 지출법안은 내년 2월 8일까지 한시적으로 현행 수준에서 경상경비를 긴급히 지원하는 내용으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은 빠져 있다.슈머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정확히 바라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셧다운을 막기 위해 만장일치로 합의해줬던 것"이라며 "당시 대통령이 그 지출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들었었는데, 극우 인사들에게 신세를 지고 있는 대통령이 (서명 거부 쪽으로) 마음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