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운용사 ETF, 국내서도 사고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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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간접 방식으로 내년 상장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상장지수펀드(ETF)를 국내 증시에서도 사고팔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블랙록 글로벌X 등 해외 운용사의 ETF를 재간접 방식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상품이 내년 1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그동안 해외 운용사의 경쟁력 있는 ETF에 투자하려면 해외 증시에서 ‘직구(직접구매)’하거나 해외 ETF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해야 했다. 내년에는 손쉽게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ETF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블랙록·글로벌X 등 美운용사
ETF 상품 내년 1분기 선보여
해외 '직구'보다 거래비용 저렴
퇴직연금 계좌에도 담을 수 있어
"매매차익의 15.4% 세금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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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도 계열사인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 상품을 국내에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올초 인수한 글로벌X는 로봇 인공지능(AI) 핀테크 ETF, 인컴 ETF 등 다양한 테마투자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글로벌X가 운용하는 ETF 가운데 중국 증시 업종별 ETF 등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상품부터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라며 “계열사이기 때문에 재간접 수수료를 낮게 책정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연금 계좌로도 투자 가능국내 ETF는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지만 국내 지수 추종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해외에 상장된 ETF가 국내에 상장되면 각국 지수뿐 아니라 다양한 테마로 운용되는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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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유불리 따져야
국내 상장한 해외 재간접 ETF는 세금 이슈가 있다. 일반 국내 상장 ETF와 달리 매매차익의 15.4%를 세금으로 뗀다. 매매차익의 22%를 양도소득세로 내는 해외 상장 ETF보단 저렴하다.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인 고액자산가들은 국내 상장 해외 재간접 ETF보다 해외 상장 ETF에 직접 투자하는 게 세제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해외 상장 ETF는 다른 금융소득과 합산하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라면 소득에 따라 세율이 24~40%까지 올라간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