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英패션기업 CEO 출신 윌리엄 김 마케팅 팀장 영입 추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의 리테일 및 온라인 마케팅을 총괄하는 수장을 패션업계에서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른 18억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를 겨냥해 패션업계의 감성을 마케팅에 더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영국 패션업체 올세인츠에서 7년 동안 최고경영자(CEO)로 일한 윌리엄 김 씨(46·사진)를 IT·모바일(IM) 부문 리테일·온라인마케팅팀장(부사장)으로 내년 초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본사 부사장급 인력을 패션업계에서 수혈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애플 등 라이벌 기업에 비해 떨어지는 글로벌 온·오프라인 판매점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충격요법’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는 어릴 때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 1.5세대로 회계법인 쿠퍼스앤드라이브런드에서 일하다 2001년 패션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명품 브랜드 구찌와 버버리를 거쳐 2012년 올세인츠 CEO로 영입됐다. 그는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파산 위기에 몰린 올세인츠를 5년 만에 매출 3700억원 안팎의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 뒤 지난 9월 올세인츠 대주주인 라이언캐피털의 디지털투자담당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상헌/좌동욱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