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정책, 비관론 방향 바꿀 가능성 높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케이프투자증권은 24일 미국의 경제 정책이 현재 비관론에 쏠려 있는 시장의 투자심리의 방향을 바꾸어 놓을 가능성이 높다며 조선, 건설, 화학, 철강, 반도체 등을 추천업종으로 제시했다. 1월 코스피지수는 2000~2150에서 움직일 것으로 봤다.

이 증권사 윤영교 연구원은 "최근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서 미국 경기침체론이 빠르게 부각되면서 이를 근거로 Fed의 금리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됐다"며 "시장은 12월 금리인상 결정을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진단했다.그러나 Fed 입장에서 보면 경기가 침체로 접어들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면 불과 45일 전에 내놓은 약속을 뒤집을 수 없다고 윤 연구원은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증시 조정이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을 경기 침체의 신호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미국 증시(S&P500 기준)는 12월에만 12% 넘게 하락했고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던 9월에 비해 18% 가까이 하락했다. 그는 "통상 20% 이상 조정을 받으면 증시가 하락 추세에 들어갔다고 판단한다"며 "일단 이 기준으로 보면 미국 증시의 추세가 뒤집혔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윤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봐도 18% 하락으로 추세 변화 여부를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며 "2009년 이후 미국 증시가 10년 상승장을 겪었다고 하지만 상승기와 휴지기의 비율이 6:4로 휴지기가 생각보다 길다"고 설명했다. 또한 휴지기에는 15~20% 조정을 겪었다.그는 "당장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이를 반전할 수 있는 계기(모멘텀)가 발생한다면 충분히 회복, 그 이상 상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윤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둔화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Fed도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 2019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하향했고 금리인상 예상횟수도 줄였다"고 분석했다. 중앙은행으로서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는 평가다.

그는 "예기치 않은 금리인하, 혹은 동결은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호재일 수 있으나 경기침체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이기 때문에 결국 시장에 충격으로 돌아온다"며 "향후 전개될 미국 행정부의 정책과 그에 따르는 변수들을 감안하면 Fed의 결정은 충분히 시장친화적"이라고 했다.트럼프 행정부가 2019년부터 인프라투자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윤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공약 중하나인 제조업 부활은 인프라투자를 통해서만 달성 가능하다"며 "차기 대선 국면이 2020년 봄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에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경제 정책은 현재 비관론에 쏠려 있는 시장의 투자심리의 방향을 바꾸어 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윤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시한(2월 말) 이전에 어느 정도 타결되고 인프라투자에 대한 청사진이 제시될 것"이라면서도 "그 전까지는 뚜렷한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그는 "1월까지는 보수적인 시장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며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 정책의 우선순위 전환(무역분쟁→인프라투자)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 패시브자금 유입 시 반등이 예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비중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