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 인터넷은행 2020년 출범…인가 티켓 거머쥘 곳은 어디?

사진=게티이미지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2곳을 신규허가한다고 밝히면서 예비인가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네이버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2015년 첫 인가에서 고배를 마신 키움증권, 인터파크에도 관심이 쏠린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내년에 인터넷전문은행 최대 2곳을 새로이 인가한다. 내년 3월에 예비인가 신청을 받고 5월께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본인가 일정과 전산설비 구축 등을 고려하면 신규 은행은 2020년 상반기에 문을 열 것으로 전망된다.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가장 유력한 후보는 네이버다. 탄탄한 자본력과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한 국내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차기 인터넷전문은행의 자격요건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자회사 라인이 해외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고 있는 것 또한 네이버의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인다. 라인은 일본, 대만, 태국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일본에서는 일본 3대 은행인 미즈호파이낸셜그룹과 손을 잡았고, 대만에서는 라인의 자회사 라인파이낸셜타이완이 현지 금융사들과 함께 컨소시엄 구성에 나섰다. 태국에서는 현지 카시콘 은행과 합작법인을 만들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네이버가 국내 시장에서 누구의 손을 잡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금융권에서는 KEB하나은행과 미래에셋대우를 네이버의 컨소시엄 파트너로 꼽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지분 20%를 인수한 바 있고, 미래에셋대우와는 금융사업 공동추진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네이버 측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으나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제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내부에서는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2015년 1기 인터넷전문은행 선정에서 탈락한 키움증권, 인터파크도 유력한 후보다.

키움증권은 도전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지분 투자 방식이 아닌 경영 참여 방식으로 컨소시엄 구성을 준비 중이다. 2015년 예비인가 경합 당시는 최대주주인 다우기술이 은산분리법에 가로막혔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증권업계의 무점포 시대를 개척한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티켓을 따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높다.

인터파크도 재도전 의사를 피력했다. 인터파크는 2015년 SK텔레콤, IBK기업은행, 현대해상, NHN엔터테인먼트, 웰컴저축은행 등과 함께 '아이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로 산업자본의 지분보유한도가 4%에서 34%로 늘어난 만큼 컨소시엄 구성에 변화가 따르리란 관측이다.이외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분이 없는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등이 후보군으로 손꼽힌다.

금융당국은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마련된 만큼 혁신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취지 등을 고려해 특히 △자본금 및 자금조달의 안정성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 △사업계획을 중점 평가하기로 했다. 또 서민금융 지원, 중금리대출 공급 등 더 낮은 비용이나 더 좋은 조건으로 포용적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도 검토한다.

금융당국은 2개사를 신규인가하기로 했지만, 인가요건에 부합하는 업체가 적을 때는 2개사 미만으로 신규인가를 낼 수도 있다.금융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경쟁도가 낮은 가계대출 시장에 신규 플레이어가 필요하다"며 "인가 신청자가 다수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개별신청·순차심사보다 일괄신청 후 일괄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