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파도가 선채로 쫓아와"…한국관광객이 전한 쓰나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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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로비도 무릎까지 바닷물 밀려와…산길로 한 시간 대피""아이를 안고 뛰는 남편과 함께 달리다 뒤를 돌아보니 엄청나게 높은 파도가 서 있었다."아무런 예고 없이 거대한 쓰나미가 22일 밤 인도네시아 순다해협 일대를 덮쳤을 당시 바닷가 호텔에 머물던 한국인 관광객 김모(41·여)씨는 당시 상황이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며 몸서리를 쳤다.
23일 오후 간신히 피해지역을 벗어나 100여㎞ 떨어진 수도 자카르타로 피신한 그는 "이제는 좀 진정했지만, 그때 상황은 정말로 긴박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남편 송모(42)씨는 "호텔 로비에서 아이들과 놀고 있는데 갑자기 바깥에 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놀라서 뛰쳐나가니 갑작스레 호텔로 바닷물이 밀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무릎까지 물에 잠긴 상황에서 두 사람은 10살 아들을 안고 호텔 경비실로 뛰어 들어갔다.
송씨는 "먼저 나간 현지인들이 해일에 밀려 쓰러지는 모습이 보였다.물이 빠지면서 (바다로) 휩쓸려 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무조건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해일은 한 차례 밀려온 뒤 다소 잦아들었지만, 호텔 투숙객들은 현지 주민들과 함께 황급히 산길을 따라 내륙을 향해 피난길에 올랐다.현지 한국기업에서 일하다 친척과 함께 반텐 주 서쪽 해안으로 여행을 왔던 송씨 가족 역시 휴대전화를 비롯한 소지품을 거의 챙기지 못한 채 허둥지둥 몸을 피했다.송씨는 "정상적인 등산로가 아니었다.
진흙탕에 빠져가며 오르다 보니 신발을 다 잃어버리고 맨발로 산을 타야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 명이 간신히 지날 수 있는 길인데 그나마도 도중에 끊기곤 했다.
가는 길에도 사람들이 계속 가족을 찾았고, 못 찾은 사람은 울음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그는 일행 7명 중 3명이 10∼12살 어린이였던 탓에 더욱 어려움이 컸다면서 "미친 사람처럼 앞만 보고 올라가다 보니 이러다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이들에겐 '괜찮다', '아무 일도 아니다'라고 달래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한 시간 만에야 내륙 지역의 한 마을에 도착했고, 현지 주민들로부터 식료품과 옷가지, 신발 등을 얻어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쓰나미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되는 순다 해협의 작은 화산섬 아낙 크라카타우에서 밤새 분화에 따른 폭음이 계속되면서 관광객과 이재민들은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송씨는 "이튿날 호텔에 돌아가 짐을 챙기려 했을 때도 3시간 이내에 화산이 분화해 쓰나미가 다시 닥칠 것이라며 비상이 걸려 있었다"면서 "결국 포기하고 차량을 수소문해 간신히 안전한 지역으로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긴급 대피한 송씨와 김씨 등 7명 외에 이번 쓰나미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한국인은 없으며, 인명피해 신고 접수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네시아 순다해협 일대에선 지난 22일 오후 9시 27분(현지시간) 최고 3m의 쓰나미가 해변을 덮쳐 최소 281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태양, 지구, 달이 일직선상에 있는 대조기(사리)를 맞아 해수면이 높아진 상태에서 작은 쓰나미가 발생해 예상 이상의 피해가 초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쓰나미 발생 당일인 22일 오후 5시 22분께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이 정상에서 1천500m 높이까지 연기를 뿜어냈고, 9시 3분에도 재차 분화했다는 점을 들어 화산 분화가 해저 산사태를 유발해 쓰나미를 일으켰을 가능성을 거론했다.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분화, 쓰나미 등으로 인한 피해가 자주 발생한다.
/연합뉴스
23일 오후 간신히 피해지역을 벗어나 100여㎞ 떨어진 수도 자카르타로 피신한 그는 "이제는 좀 진정했지만, 그때 상황은 정말로 긴박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남편 송모(42)씨는 "호텔 로비에서 아이들과 놀고 있는데 갑자기 바깥에 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놀라서 뛰쳐나가니 갑작스레 호텔로 바닷물이 밀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무릎까지 물에 잠긴 상황에서 두 사람은 10살 아들을 안고 호텔 경비실로 뛰어 들어갔다.
송씨는 "먼저 나간 현지인들이 해일에 밀려 쓰러지는 모습이 보였다.물이 빠지면서 (바다로) 휩쓸려 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무조건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해일은 한 차례 밀려온 뒤 다소 잦아들었지만, 호텔 투숙객들은 현지 주민들과 함께 황급히 산길을 따라 내륙을 향해 피난길에 올랐다.현지 한국기업에서 일하다 친척과 함께 반텐 주 서쪽 해안으로 여행을 왔던 송씨 가족 역시 휴대전화를 비롯한 소지품을 거의 챙기지 못한 채 허둥지둥 몸을 피했다.송씨는 "정상적인 등산로가 아니었다.
진흙탕에 빠져가며 오르다 보니 신발을 다 잃어버리고 맨발로 산을 타야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 명이 간신히 지날 수 있는 길인데 그나마도 도중에 끊기곤 했다.
가는 길에도 사람들이 계속 가족을 찾았고, 못 찾은 사람은 울음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그는 일행 7명 중 3명이 10∼12살 어린이였던 탓에 더욱 어려움이 컸다면서 "미친 사람처럼 앞만 보고 올라가다 보니 이러다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이들에겐 '괜찮다', '아무 일도 아니다'라고 달래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한 시간 만에야 내륙 지역의 한 마을에 도착했고, 현지 주민들로부터 식료품과 옷가지, 신발 등을 얻어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쓰나미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되는 순다 해협의 작은 화산섬 아낙 크라카타우에서 밤새 분화에 따른 폭음이 계속되면서 관광객과 이재민들은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송씨는 "이튿날 호텔에 돌아가 짐을 챙기려 했을 때도 3시간 이내에 화산이 분화해 쓰나미가 다시 닥칠 것이라며 비상이 걸려 있었다"면서 "결국 포기하고 차량을 수소문해 간신히 안전한 지역으로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긴급 대피한 송씨와 김씨 등 7명 외에 이번 쓰나미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한국인은 없으며, 인명피해 신고 접수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네시아 순다해협 일대에선 지난 22일 오후 9시 27분(현지시간) 최고 3m의 쓰나미가 해변을 덮쳐 최소 281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태양, 지구, 달이 일직선상에 있는 대조기(사리)를 맞아 해수면이 높아진 상태에서 작은 쓰나미가 발생해 예상 이상의 피해가 초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쓰나미 발생 당일인 22일 오후 5시 22분께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이 정상에서 1천500m 높이까지 연기를 뿜어냈고, 9시 3분에도 재차 분화했다는 점을 들어 화산 분화가 해저 산사태를 유발해 쓰나미를 일으켰을 가능성을 거론했다.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분화, 쓰나미 등으로 인한 피해가 자주 발생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