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골프계 가장 실망스런 경기는?…우즈와 미컬슨이 맞붙은 '더 매치'

골프채널 "돈잔치 벌이고도 흥행 실패" 혹평
타이거 우즈(43·왼쪽)와 필 미컬슨(48·오른쪽)의 1 대 1 이벤트 경기인 ‘더 매치’가 올해 골프팬들을 가장 실망시킨 사건에 꼽혔다.

골프채널은 24일 “올 한 해를 장식한 일 중에는 불행하게도 긍정적인 것만 있지 않았다”며 우즈와 미컬슨의 900만달러(약 100억원) 승자 독식 매치플레이 경기 및 두 라이벌을 ‘2018 골프팬들을 실망시킨 인물 및 이벤트 베스트 14’의 맨 앞자리에 배치했다. 골프채널은 “돈잔치를 벌이고 시청료를 거뒀지만 결국 돈을 낸 시청자만 볼 수 있다던 중계방송은 공짜로 풀렸고 돈도 되돌려줘야 했다. 그렇다고 두 선수가 경기 도중 흥미진진한 설전을 벌인 것도, 경기 내용이 좋았던 것도 아니었다”고 혹평했다. 이어 “유일하게 팬들에게 각인된 것은 야간 조명까지 설치해 급조한, 우리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임시 연장홀이었다”고 덧붙였다.우즈와 미컬슨은 지난달 말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섀도크리크골프장에서 승자가 900만달러 상금을 독식하는 단판 승부를 벌였다. 대회 주최 측은 “두 선수가 마이크를 끼고 흥미로운 설전을 벌일 것이며, 이를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쳤다. 하지만 우즈와 미컬슨은 긴장한 탓인지 경기 내내 말을 아꼈다. 이 때문에 경기 종료 후 팬들의 비난이 들끓었다. 900만달러는 네 번째 연장홀에서 우즈를 잡은 미컬슨에게 돌아갔다.

대회 주최 측은 당시 경기에 앞서 돈을 낸 시청자만 볼 수 있는 폐쇄적인 방식으로 두 거장의 격돌을 중계하기로 했다. 하지만 19.99달러의 시청료를 낸 사람만 볼 수 있도록 소액결제를 보호하는 ‘페이월(지급장벽)’에 기술적인 장애가 생기자 막판에 방송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짜로 전환했다.

골프채널은 우즈·미컬슨 외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리키 파울러(미국), 조던 스피스(미국), 라이더컵에 출전한 미국대표팀, 펑산산(중국) 등을 ‘기대를 모았지만 부응하지 못해 실망을 안겨준 인물’로 평가하며 톱14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