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근무도 괜찮아요"…교정직에 몰리는 20대 공시족
입력
수정
지면A27
Law & Biz교도소와 구치소에서 일하는 법무부 교정직 공무원에 20대 젊은이들이 몰리고 있다. 교정직은 열악한 근무환경 탓에 젊은 공무원 준비생(공시생)들의 선호도가 가장 낮은 직군 가운데 하나였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년실업이 20대 공시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25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교정직 9급 공채 전체 합격자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55.1%로 집계됐다. 20대 합격자 비중은 2016년 48.7%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고(50.3%) 올해는 5%포인트 더 늘었다.교정직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20대 공시생들로부터 ‘최후의 보루’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외면받았다. 범죄 혐의가 있는 수용자를 대하는 데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이다. 지방 근무와 야간 근무가 많다는 점도 기피 요인이었다. 교정직이 다른 직렬에 비해 합격점이 낮은 이유다. 올해 교정직 9급 공채 필기시험 합격선은 321.00점(남자 기준)이었다. 일반행정(전국) 직렬 합격선(369.99점)의 87%에도 못 미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를 교정시설에서 하도록 하겠다는 방안이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청년 체감실업률이 20%를 웃돌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공무원 입시학원 관계자는 “젊은 공시생들은 시험에 몇 차례 떨어지더라도 근무조건이 좋은 직군을 노려보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합격 가능성을 우위에 두고 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교정공무원을 위한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근무여건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의 교정시설 과밀수용 위헌결정으로 업무부담이 차츰 줄어들 것이란 기대도 젊은 공시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