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성탄절 메시지 "나의 행복이 모두의 행복 되길"

박노해 시인 '그 겨울의 시' 인용…"따뜻함 나누자는 포용국가 가치 내포"
김정은 선물 곰이 새끼들 사진도 함께 올려
전날 성탄 전야엔 김 여사와 함께 양산 덕계성당 미사 참석
문재인 대통령은 성탄절인 25일 박노해 시인의 시 일부를 인용하는 것으로 성탄 메시지를 대신하면서 "성탄절 아침, 우리 마음에 담긴 예수님의 따뜻함을 생각한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이날 박노해 시인의 '그 겨울의 시' 일부를 포함한 성탄 메시지를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 올렸다.

문 대통령이 인용한 시구는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혼자말로 중얼거리시네 /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애틋한 할머니의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이라며 "나의 행복이 모두의 행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성탄절이라고 해서 모두가 다 즐거운 게 아니기에 소외된 이들의 마음을 읽어내야 한다는 의미로 박노해 시인의 시를 인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이 언급한 '나의 행복'이라는 것은 우리 각자를 말하는 것으로, 성탄절에도 외로운 사람이 많은 가운데 어려운 사람을 위한 모금도 예전 같지 않은 등 개인주의가 횡행하는 현실에서 따뜻함을 나눠야 한다는 뜻"이라며 "아무도 배제되지 않는 삶을 통해 모두 잘 살아야 한다는 포용국가 정책과 닿아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도 "국민 단 한명도 차별받지 않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며 "포용적 사회·포용적 성장·포용적 번영·포용적 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배제하지 않는 포용이 우리 사회의 가치·철학이 될 때 우리는 함께 잘살게 될 것"이라고 하는 등 연일 포용국가론을 강조하고 있다.문 대통령이 올린 메시지에는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한 쌍 중 암컷인 곰이가 최근 낳은 새끼 여섯 마리가 목도리를 두른 사진도 함께 게재됐다.
청와대는 "김정숙 여사와 만난 서광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이 뜨개실로 만들어준 목도리를 두른 곰이 새끼들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성탄 전야인 24일 경남 양산의 덕계성당에서 미사에 참석했다.문 대통령 부부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다.

문 대통령은 24일 하루 연가를 내고 성탄절을 어머니 및 가족과 함께 조용히 지내고자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으로 향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작년에는 성탄 전야를 서울에서 보냈다.다음 날인 성탄절에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과 남북한 화해·평화를 기원하는 천주교·개신교 연합 성탄 음악회'에만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