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모든 것이 악재인 증시, 1월 초까지 관망 권고
입력
수정
크리스마스 랠리는 없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 3대 지수는 2% 이상 급락했고, 전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5% 폭락했다. 투자심리가 훼손된 상태이기 때문에 다음달 초까지는 관망세로 주식 시장에 접근하라는 권고가 나온다.
26일 오전 10시3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02% 하락하고 있다. 앞서 미국과 일본 증시의 급락 영향이다. 미국 증시는 미중 무역협상의 일보 진전에도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급락했다.중국 재정부는 내년부터 700여개 수입산 제품의 관세를 잠정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주 중미 차관급 인사가 전화통화를 나눴고, 무역 균형과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에 관련된 새로운 진전이 있었다고 밝히는 등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럼에도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 장기화 우려와 미 중앙은행 의장 해임 논란 등이 불안감을 키웠다.
국경장벽 예산안 협상 실패로 지난 22일부터 미 연방정부는 셧다운에 들어갔다. 여전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간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상원 본회의에서 2주짜리 임시예산안 표결이 있다. 그러나 국경장벽 예산으로 책정된 16억달러는 트럼프가 원하는 57억달러와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이날 부결되면 1월3일 재차 임시예산안 표결에 들어간다. 내년부터는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기 때문에 셧다운 장기화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970년대 이후 총 19차례의 셧다운이 발생했고, 셧다운 기간 S&P500지수는 평균 0.4% 하락하는 등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며 "그러나 현재는 무역분쟁, 미 중앙은행의 긴축 부담으로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셧다운이란 새로운 위험이 추가돼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고 우려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사진)은 투자자들을 안정시키겠다며 23일 주요 6대 은행 최고경영자(CEO)와 전화통화를 했다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재부무 성명을 발표했으나, 시장은 당국이 개입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그만큼 투자심리가 훼손돼 있는 것이다.
한 연구원은 "선진국과 신흥국 투자자에 상관없이, 미 중앙은행 의장 해임 논란과 미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1월 초까지는 관망세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날 배당기산일을 맞아 배당주 투자의 경우 배당락일인 27일에 매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올해 배당기산일은 26일로, 이날까지 주식을 보유하면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기산일에 배당주를 매도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며 "배당금을 챙길 수 있는 배당락일에 주식을 매도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10년간 코스피지수를 보면 기존 통념과 달리 배당락일에 주가가 회복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배당락일 종가가 시가보다 높았던 횟수가 10번 중 7번이었다는 것이다. 개별 종목도 전체 시장과 다르지 않았다.김 연구원은 "96.9%의 확률로 배당금이 배당락일 주가 하락분보다 높았다"며 "최근 10년 평균으로는 배당수익률 2% 이상 고배당주의 70%가 수익을 얻었다"고 했다.
올해도 확률상 배당주를 배당기산일에 매도하는 것보다 배당락일에 정리하는 게 유리할 것으로 봤다. 배당락일 시가보다 종가가 높은 경우가 많으므로 주식의 매도 시점은 장 후반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지난 21일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이 3%를 웃도는 종목은 S-Oil 메리츠화재 세아베스틸 지역난방공사 미래에셋생명 KT&G 한국자산신탁 현대해상 GS 쌍용양회 현대차 등이다. 이들은 배당락의 변동성을 감안해도 올해 배당금이 하락분을 충분히 보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