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인증' 일베 13명 검거 "실제 여자친구 몰카…회원등급 높이려고"
입력
수정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일베에 이같은 사진을 올린 김 모(25)씨 등 15명을 특정하고 13명을 검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에 대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달 18∼19일 일베 게시판에 '여친 인증' 등 제목으로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강조해 촬영한 사진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입건된 15명은 20∼40대 대학생·직장인으로 20대는 8명, 30대 6명, 40대 1명이었다.
경찰은 이들 중 13명은 조사를 마쳤으며 나머지 2명은 조만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13명 가운데 6명은 실제 여자친구를 촬영해 유포했고 나머지 7명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사진을 퍼 옮겨 유포했다.
이들은 대부분 일베 사이트 내에서 더 많은 관심(등급 상향)을 받기 위해 사진을 게시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들이 올린 '여친 인증' 글에서는 여성의 동의를 받고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도 있었지만, 몰래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들도 다수 있었다. 또 여성의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진이나 나체 사진도 있었다. 글 작성자 대부분은 논란이 거세지자, 게시판에 올린 글을 지운 것으로 확인됐다.이를 지적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있었다. 청원인은 "2018년 11월 18일 '일간 베스트' 사이트에 여친 인증 전여친 인증 등의 제목의 글과 함께 여자가 벗고 있는 사진, 모텔에서 자고 있는 사진, 성관계 사진 등이 여러개 올라왔다. 성희롱 댓글도 많다"고 썼다.
이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으로 퍼가는 2차 가해 행위에 대해서도 엄중히 처벌해 달라"면서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사진이 그곳에 올려져 퍼지고 있는 것, 성희롱 당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자들도 참을 만큼 참았다"며 "믿고 사귀는 남자친구도 저런 범죄행위를 안일하게 생각해 저지르는 사회다. 몰래 사진 찍어 올리는 행위 처벌 강화 시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원인은 "여자는 평생 어디서 떠돌지 모르는 내 알몸 사진에 불안해하며 살아가야 한다"면서 "반대로 워마드에 남자 성기사진 올리고 남친 인증합니다라고 올라왔으면 세상이 이렇게 조용할까요?"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은 "일베 등 커뮤니티 사이트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을 강화해 추가 피해를 막고, 불법촬영·유포 행위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