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환 회장에 힘 실어준 前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은성· 정사강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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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스트라이트 폭행 사건' 진실공방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10월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였던 이석철, 이승현 형제가 미디어라인의 문영일 PD로부터 지난 4년간 폭행을 당해왔고 김창환 미디어라인 회장이 폭행을 방조했다고 주장하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후 언론 대응을 최소화하며 사태를 지켜보면 김창환 회장은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섬유센터빌딩 3층 이벤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과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온 미디어라인 측과 前 더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은성, 정사강의 발언과 더불어 앞서 열렸던 이석철, 이승현의 주장까지 정리해봤다. ▲ 이석철과 이승현의 주장먼저 더이스트라이트 멤버였던 이석철이 밝힌 주장을 살펴보자. 이석철과 그의 동생인 이승현은 지난 10월 19일 서울 종로구 변호사 회관 10층에서 폭행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멤버 이석철은 이 자리에서 "우리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은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미디어라인의 지하연습실과 녹음실, 스튜디오 옥상에서 야구방망이로 엎드려뻗어를 당한 상태로 폭행을 당했고 부모님게 알리면 죽인다는 협박도 상습적으로 받았다"고 입을 열었다.이어 "베이시스트인 이승현 군은 5층 스튜디오에서 감금을 당한 상태에서 머리와 허리, 허벅지 등 50여차례 폭행을 당했고 그때 머리가 터지고 허벅지와 엉덩이에 피멍이 들었던 사실이 있다. 보컬인 이은성군도 머리에 몽둥이를 맞아 피를 많이 흘렸다"고 덧붙였다.
또한 "연습생들을 다 집합시켜 놓고 보는 앞에서 저희를 야구 방망이로 수차례 때렸다. 이번에 승현군이 감금당해서 맞고 나서도 그때 저희는 다른 곳에서 그 비명소리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도와줄 수 없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쏟았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이석철은 다시 입을 어렵게 열며 "승현군이 폭행을 당해서 피를 정말 많이 흘렸다. 그러면서도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고 병원을 간다던가, 치료를 받은 부분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이번 고백으로 가장 두려운 게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저희가 4년간 무차별적으로 협박과 폭행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말하지 못한 이유가 있다. 저희 멤버들 모두 너무 신고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신고하면 저희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가수라는 꿈이 망가질까봐…"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아울러 간신히 마음을 추스린 이석철은 "늘 저희에게 그런 협박을 했었다. 그래서 그냥 저는 꿈때문에 이 악물고 맞았다. 왜냐면 정말 어릴 때부터 주변에 계셨던 좋으신 분들이 저의 꿈을 응원해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님께 말씀을 못드렸다. 저희끼리 속에 담아 두고만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 미디어라인 측 주장이석철과 이승현의 기자회견 이후 약 2개월만에 논란의 중심에 섰던 미디어라인의 수장 김창환 회장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그는 더 이스트라이트 폭행 사건 의혹과 관련해 "객관적인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고소인 측이 온갖 거짓말로 왜곡한 사실을 바로 잡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김창환 회장은 "지난 2개월동안 저희는 성실하게 경찰 조사에 임했다. 하지만 고소인 측의 일방적인 기자회견으로 이 사건의 사실과 본질보다는 여론을 따라가는 편파수사를 한다는 인식을 지울 수 없었다. 그동안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던 정확한 근거와 진실을 설명을 드리고자 한다"고 기자회견을 연 배경을 설명했다.
김창환 회장에 이어 마이크를 넘겨 받은 이정현 미디어라인 대표는 "멤버들이 연습생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문영일 피디는 멤버들의 전담 선생님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멤버들은 자신들이 약속한 사항을 지키지 못했을 때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 혼내는 것을 자신들이 당연히 체벌 받는 것으로 인식했다"고 말했다.
이어 "체벌 후 멤버 부모들에게 상처를 치료해주라고 연락한 적도 있고 문제를 많이 일으킨 이승현의 아버지와는 수시로 연락했다. 또한 지난 2017년 6월 13일 이승현이 방송 스케줄을 펑크내고 문제를 일으키자 형 이석철의 연락을 받은 아버지가 급하게 상경하면서 문영일 피디와 이승현의 체벌에 대해서 전화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날 새벽 4시경 김창환 회장은 이승현의 아버지, 어머니와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다. 아버지는 문제를 일으킨 이승현에 대해 사과를 하면서 교육을 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이승현의 어머니는 문영일 피디의 다소 과한 체벌에 대해 속상해했지만 그를 미워하지 않는다면서 용서하는 태도를 취했다. 김창환 회장은 문영일 피디를 많이 혼냈다면서 두 사람을 위로했다"고 덧붙였다.아울러 "이승현의 아버지는 이후 문영일 피디를 만나 안아주며 달래줬다. 또한 문자로 다시 위로하면서 형제에게 좋은 스승이 되어주길 당부했다. 미디어라인은 문영일 피디의 폭행을 전혀 방조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정현 대표는 또한 그동안 더 이스트라이트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라인은 그동안 문제를 많이 일으킨 이승현을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관리해왔다. 그러다가 2018년 10월 4일, 김창환 회장이 악기를 다루는 멤버들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이승현이 씩씩거리며 대드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더 이상은 감당할 수 없겠다는 판단에서 이승현을 멤버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이승현을 멤버에서 제외한다고 통보했다. 그랬더니 10월 5일에 이승현의 부모가 회사를 방문해 다시 교육시켜 오겠다면서 멤버 제외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사정했다. 하지만 더 이상은 감당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후 이승현의 형인 이석철이 휴가를 요청해 허락했고 이석철은 이 기간동안 다른 멤버들과 개인적으로 접촉하면서 녹취를 시도했다. 이석철은 이때 김창환 회장과의 면담과정을 녹취하는 등 사전준비를 했다"고 주장했다.
▲ 前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은성· 정사강의 주장미디어라인 측의 주장에 前 이스트라이트 멤버였던 이은성· 정사강도 힘을 실었다.
정사강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이 터지고 나서 가장 가깝고 제일 사랑하는 김창환 회장님을 비롯해 소중한 분들이 사실과 다르게 다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저희는 계약 해지가 됐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고자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입을 열었다.
정사강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더 이스트라이트의 전 멤버 이은성은 "너무 떨린다. 기자회견을 하기 전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댓글들을 봤다. 사람들이 정확한 증거를 제시하기 전까지는 한쪽의 의견만 듣고 비판하는 것 같다. 그게 속상했다. 제일 소중한 사람들이 대중들 사이에서 나쁜 사람이 돼 있더라. 너무 슬프고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이석철, 이승현 형제가 평소에 어땠는지 묻는 질문에 이은성은 "우리 모두 어렸기때문에 다투기도 했고 어느 정도 말썽도 있었다. 여기까지 끈끈하게 잘 올라왔다고 생각했다. 또 석철이랑 승현이랑 재밌게 노는 사진도 SNS에 올렸었다. 그들이 이렇게 고소할 줄은 정말 몰랐다. 도대체 왜 이런 판단을 했고 왜 이렇게 됐는지 지금도 이해가 잘 안된다. 화가 많이 난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한 이은성은 "이석철과 이승현이 기자회견 한다는 걸 낮 12시쯤 알았다. 그때 친구들에게 문자가 와 있더라. 그래서 알게 됐다. 석철이가 기자회견을 하면서 자기가 멤버들의 대표로 나와서 사실을 고발한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배신감이 많이 들었다. 우리랑 상의한 적도 없으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게 어이 없었다. 가장 어이 없었던 게 기타줄로 목을 감아서 협박했다고 말할 때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우진이가 석철이에게 장난을 치고 있었다. 영화 '위플래시'를 보면 그런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그때 문영일 피디님이 살짝 장난 했던 거다. 모두가 행복하게 장난치고 연습하는 시간이었는데 그게 마치 지옥의 시간이었던 것처럼 왜곡 됐던게 너무나 슬펐다"고 심경을 밝혔다.
정사강 역시 "석철이 형 기자회견을 보고 참 뭐라고 해야할까…그냥 배신감이 들었다. 제가 봤을 때 지난 3년간 두 사람은 회장님을 정말 잘 따랐다. 석철이형은 심지어 자기 SNS에 회장님을 '아버지'라고까지 표현했는데…그렇게 한 순간에 확 돌아서버린 게 너무 슬펐다. 많이 참담했다. 지금도 억울하고 화가 난다"고 복잡한 마음을 표현했다.아울러 이은성은 "문영일 피디님이랑 김창환 회장은 저희에게 선생님같고 또 어떻게 보면 아버지같은 존재였다. 저는 부산이 집이다. 그러다보니 회장님이 집에서 재워주신 적도 많고 밥도 많이 먹여주셨다. 저희가 서울에 혼자 있다보니 회장님을 더 의지하게 됐고 또 많이 챙겨주셨다. 좋은 길로 인도해주신 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영일 피디님은 어떻게 보면 바보같다. 우리가 잘 되기만을 바라는…저희 밖에 모르는 분이다. 저희 밥을 사주시려고 은행에 빚까지 내신 분이다. 저희 좋은 거 먹이고 싶어하고 더 이스트라이트 밖에 몰랐던 바보였다"고 덧붙였다.
이은성에 말해 정사강은 "은성이 말이 맞다. 석철이, 승현이도 다같이 영화를 보러 갔고 되게 재밌게 잘 지냈다. 사건이 터질 당시에 저희는 그 둘이 그런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걸 전혀 몰랐다. 석철이형이 나와서 마치 더 이스트라이트를 대표해서 말하는 것처럼 기자회견을 하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됐고 되게 화가 났다. 저는 갑자기 하루 아침에 팀이 해체되는 비극을 맞았다"고 허탈한 심경을 전했다.
그러나 이석철, 이승현 형제의 부친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남강 측 변호사와 함께 지난 22일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아 문영일 피디를 상습 및 특수 폭행, 김창환 회장을 폭행 방조, 이정현 대표와 미디어라인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미디어라인 측은 멤버 4인에 대한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이렇듯 김창환 회장을 비롯한 미디어라인 측이 이석철, 이승현이 제기한 주장들을 정면 반박한 가운데 이은성과 정사강의 발언이 김창환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진실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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