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뿌린 스타트업 씨앗, 싹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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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향수 만드는 '퍼퓸 블렌더'이재문 삼성전자 생활가전(CE) 부문 디자이너를 비롯한 다섯 명의 '삼성맨' 머릿속에 ‘나만의 향수 제조기’ 아이디어가 떠오른 건 올초였다. 나만의 개성을 찾는 시대가 온 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머릿속에만 맴돌던 아이디어는 지난 8월 삼성전자의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지원 사업으로 선정된 뒤 하나씩 구체화됐다.
안경 필요 없는 3D 영상 솔루션
C랩서 성과낸 8개 프로젝트
내달 美 CES 무대 올리기로
이들이 만든 ‘퍼퓸 블렌더’팀은 사용자가 평소 좋아하는 향수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이 향료들을 분석해 새로운 향수 레시피를 추천해 주고, 이 비율대로 향수를 제조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이 제품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다음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행 비행기에 오른다.
삼성전자는 퍼퓸 블렌더 등 C랩에서 성과를 낸 8개 프로젝트를 다음달 8~11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 무대에 올린다고 26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2012년 12월 C랩을 발족, 220여 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난 10월부터 ‘삼성맨’이 아닌 외부 예비 창업가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퍼퓸 블렌더와 함께 이번에 첫선을 보이는 C랩 과제는 △개인 방송 크리에이터를 위한 가상광고 서비스 ‘티스플레이’ △영상 촬영과 동시에 편집해 주는 실시간 비디오 생성 서비스 ‘미디오’ △스마트폰을 이용한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녹음 솔루션 ‘아이모’ △AI 기반 뉴스 분석 서비스 ‘프리즘잇’ △자세를 교정해 주는 모니터 스탠드 ‘기린 모니터 스탠드’ 등이다.
C랩 우산 아래 있다가 사업성을 인정받아 독립한 36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가운데 8곳도 CES에 참석한다. 안경 없이 3차원(3D) 콘텐츠를 볼 수 있는 3D 영상 솔루션 ‘모픽’, 1인칭 시점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 ‘링크플로우’, 얼굴 피부를 분석·관리해 주는 AI 솔루션 ‘룰루랩’ 등이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링크플로우 등 3개 업체는 올초 CES에서 혁신상을 받는 등 실력을 검증받은 스타트업이라고 삼성전자는 소개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