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한진칼 지분 10.81%

1.81% 추가로 매입
한진칼 방어에 본격 대응
내년 주총서 표대결 관심
주주 행동주의를 내세운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가 한진칼 지분 1.81%를 추가로 사들여 보유 지분을 10.81%로 늘렸다. 한진그룹이 본격적으로 경영권 방어에 나서자 내년 주주총회 표대결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지분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는 투자 회사 지분을 10% 이상 사들여야 한다는 규제도 작용했다.

KCGI는 27일 특수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지난달부터 이달 26일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한진칼 지분 1.81%(107만4156주)를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지난 11월 한진칼 지분 9.00%를 확보했다고 공시한 KCGI는 이번 매입으로 보유 지분이 10.81%로 늘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지분 17.84%)에 이은 2대 주주 지위에는 변화가 없다.KCGI는 이번에 한진칼 주식을 주당 3만1417원, 총 337억원에 사들였다. 주식 매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상상인저축은행에 한진칼 주식 132만 주(지분 2.24%)를 맡기고 200억원을 대출했다. 상상인저축은행(옛 공평저축은행)의 모회사인 상상인은 코스닥 상장사인 씨티엘과 텍셀네트컴 경영권을 인수한 ‘슈퍼개미’ 유준원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다.

KCGI가 지분을 10% 이상으로 늘리면서 내년 한진칼 주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KCGI는 당초 한진칼 경영진에 대한 감시·견제에 주력하며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진칼이 최근 단기 차입을 통해 자산을 2조원 이상으로 늘리는 방식으로 감사 자리 방어에 나서면서 주총 표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진그룹은 최근 삼성증권을 KCGI에 대응하기 위한 자문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KCGI가 지분을 추가 확보한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선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는 지분을 10% 이상 확보해야 한다. 첫 지분 취득 이후 6개월 안에 10% 이상을 사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한국판 엘리엇을 육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 규제를 폐지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았다.

김익환/김진성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