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안 통과'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 '소신 판결' 주목

원세훈 유죄 등 재판 맡아…소탈한 성격에 송년회선 '말춤'
27일 국회 본회의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김상환(52·사법연수원 20기) 신임 대법관 후보자는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주요 재판을 맡아 권력이나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 판결을 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김 후보자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심사를 맡던 2010년 영화 '베테랑'의 소재 '맷값 폭행' 사건의 최철원(최태원 SK회장 사촌동생)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씨는 SK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유모씨를 폭행하고 '맷값'으로 2천만원을 줘 기소됐다.

이듬해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처사촌인 김재홍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해 주목을 받았다.김씨는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수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2014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에는 SK그룹 횡령 사건 공범으로 기소된 김원홍 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검찰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4년6개월로 형을 가중했다.

2015년 2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항소심 판결도 김 후보자가 내린 주요 판결 중 하나다.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던 원 전 원장의 대선개입 혐의를 인정하면서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던 원 전 원장에게 징역 3년 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올 4월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1심 선고 공판을 생중계한다는 법원 결정에 반발해 낸 가처분신청을 각하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반대로 법리적 소신에 따라 피고인을 선처하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2015년 5월에는 '땅콩회항' 사건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1심을 깨고 그를 집행유예로 석방했다.

당시 여론은 조 전 부사장의 석방을 비판했지만 김 부장판사는 "새로운 삶을 살아갈 한 차례의 기회를 더 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같은 해 9월에는 교육감 선거에서 상대 후보 고승덕 변호사의 미국 영주권 의혹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장해 기소된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에게 선고유예 처분을 내렸다.

2016년 정부가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집회를 주최한 시민사회단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사건에서는 "일탈행위를 한 일부 참가자가 시민단체의 구성원이거나 지휘를 받는 관계에 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시민단체의 책임을 부정하는 판결을 했다.

집회의 자유와 이를 통한 국민의 의견표명 기회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신중하게 고려한 판결로 평가됐다.

법원 내부에서는 소탈하면서도 활달한 성품으로 뛰어난 소통능력을 발휘해 법원 구성원들로부터 두루 신망을 얻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년회에서 선·후배 판사들과 함께 싸이의 '강남 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고, 체육대회에서는 발군의 운동 신경을 발휘하는 등 사법부에서 '만능맨'으로 통하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신임 대법관으로 정식 임명하면 지난달 1일 김소영 전 대법관 퇴임 후 3인 체제로 운영된 대법원 2부가 두달여 만에 정상화된다.

대법관 11인 체제로 운영된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12인 체제로 돌아간다.▲ 대전 ▲ 보문고, 서울대 사법학과 졸업 ▲ 부산지법 판사 ▲ 독일 뮌헨대학 교육파견 ▲ 헌법재판소 파견 ▲ 대법원 재판연구관 ▲ 제주지법 부장판사 ▲ 제주지법 수석부장판사 ▲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부장판사 ▲ 서울고법 부장판사 ▲ 서울중앙지법 민사제1수석부장판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