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예순부터 진짜지"…방송가 실버예능 '활활'

'아모르파티' '두 번째 서른' 등 인기
단순 여행 넘어 세대간 소통 '공감'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가슴이 뛰는 대로 가면 돼.’

TV조선 ‘두 번째 서른’
가수 김연자가 부른 ‘아모르파티’의 한 구절이다. 젊은 층이 주로 활약하는 예능계에 시니어들의 활약이 늘고 있다.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이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tvN ‘아모르파티’, KBS2 ‘볼빨간 당신’, TV조선 ‘두 번째 서른’ 등 ‘실버 예능’ 이야기다. 황혼의 배낭여행을 다룬 tvN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등 이전의 실버 예능과 달리 세대 간 격차를 좁히며 공감과 소통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이달 초 방송을 시작한 ‘아모르파티’는 스타들을 홀몸으로 키워낸 홀어머니·홀아버지, 이른바 ‘싱혼’(싱글 황혼)이 함께 여행을 떠나 청춘을 기억해보는 모습을 그린다. 배우 이청아의 아버지 이승철 씨, 비보이 하휘동의 아버지 하창환 씨, 가수 나르샤의 어머니 방원자 씨, 작가 허지웅의 어머니 김현주 씨, 안무가 배윤정의 어머니 이정순 씨가 출연한다.

tvN ‘아모르파티’
싱혼들은 화려한 선상 파티에서 춤을 추고 달콤한 ‘썸’을 타기도 한다. 일본의 한 도자기 마을을 찾은 김현주·이승철 씨는 영화 ‘사랑과 영혼’을 연상시키듯 핑크빛 분위기를 연출했다. 스튜디오에서 부모의 여행을 지켜보는 자녀들은 늘 희생만 해온 부모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미처 알지 못했던 면모를 알아가며 이해한다. 시청자들도 이를 통해 자신의 부모를 다시 보게 되고 부모들의 가슴에도 뜨거운 청춘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지난 9월부터 방송 중인 ‘볼빨간 당신’은 잃어버린 꿈에 다시 도전하는 부모들 이야기다. 배우 이채영의 아버지 이호균 씨는 넘치는 끼와 흥을 발산하며 예순에 트로트 가수 데뷔를 꿈꾼다. 트로트 가수 박현빈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고 박주희의 트로트 특강에도 참석한다. 거동이 불편한 배우 최대철의 어머니 오순자 씨는 버킷리스트의 마지막 항목인 ‘한 발자국이라도 내 발로 걷기’를 실현하기 위해 수중 재활훈련에 들어가 감동을 안긴다. 배우 양희경은 ‘집밥 전도사’라는 인생의 두 번째 꿈을 이루기 위해 두 아들과 함께 개인 방송 ‘한량 TV’를 제작한다.

다음달 2일부터 방송하는 ‘두 번째 서른’은 인순이, 노사연, 신형원, 이성미 등 60대 ‘절친’ 네 사람이 남해안을 자전거로 여행하며 인생을 되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자전거를 탈 줄 모르는 이성미는 보조바퀴까지 달고 달리는 열의를 보인다. ‘첫 번째 서른’을 살고 있는 가수 강균성과 알리는 이들과 함께 달리며 선배들의 지혜를 배운다.김연수 대중문화평론가는 “100세 시대의 60세는 과거의 60세에 비해 정서적으로 훨씬 젊다. 사실상 청춘”이라며 “기존의 실버 여행 이야기를 넘어 시니어의 연애를 다루는 등 실버 예능 콘텐츠도 더욱 세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