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금융 아이템 찾아라"…금융공공기관들 '골머리'

예보·주금공·캠코 등 잇달아 비전·혁신포럼 개최

임직원들 "본업에 충실하면 사회적가치 저절로 생기는데…"
금융공공기관들이 최근 들어 사회적 금융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가치 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포용적 금융’ 달성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활동의 일환이라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대표적인 곳이 예금보험공사다. 위성백 예보 사장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회사들이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수익성을 희생하면 보험료율을 깎아주는 등 차등평가에 사회적 가치 항목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0일엔 서민과 금융 취약계층 등에 대한 포용적 금융 실현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핵심으로 하는 새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주택금융공사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부산 지역 7개 공공기관은 지난달 말 사회적 가치 혁신사업 기본계획 선포식 및 사회적 가치 혁신포럼을 열었다. 이들 공공기관은 사회적 가치 혁신사업을 추진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와의 상호협력을 통한 지역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용보증기금과 주택금융공사는 사회적 가치 실현의 일환으로 최근 인권경영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 기관은 경영활동 과정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인권 관련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하는 등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열린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양질의 일자리, 상생과 협력 같은 사회적 가치 실현이 공공기관의 경영철학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는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사회적 금융을 비롯한 사회적 가치 실현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공공기관 대상 경영평가 시 사회적 가치 항목의 배점을 대폭 높이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것도 금융공공기관들이 앞다퉈 사회적 가치 홍보에 주력하는 또 다른 이유다.

일부 금융공공기관은 이 같은 사회적 가치 실현 알리기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올해 기관장이 바뀐 공공기관일수록 현 정부가 내세운 ‘포용적 금융’과 연계된 홍보 아이템을 발굴하는 데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기관의 본업을 충실히 하는 것이야말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일임에도 사회적 가치 아이템을 찾으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한 공공기관은 내년도 업무계획 작성을 앞두고 각 부서에 현 정부의 사회적 금융 관련 방침과 연계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서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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