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川)변 아파트 '천지개벽'…수억 웃돈까지

청계·양재·탄천…속속 복원
악취 온상서 생태하천 탈바꿈
쾌적한 환경갖춘 휴식처로 인기
신규분양 단지도 완판 행진
청계천을 끼고 있는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위)와 탄천과 가까운 ‘분당 지웰 푸르지오’(아래) 조감도.
하천 주변의 아파트들이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주목받고 있다. 환경부의 생태하천 복원사업과 각 지방자치단체의 도심하천 생태복원 사업들이 가시화된 성과를 속속 내고 있다. 수변공간이 있어 쾌적한 환경이 보장된 데다 천을 따라 산책로나 자전거길, 운동시설이 설치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서울에서 이런 구간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곳은 청계천과 양재천 일대다.

복원사업 타고 아파트 시세 급등
3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청계천변을 끼고 있는 서울 성동구 마장동의 ‘신성미소지움아파트’는 2004년 입주 당시 전용면적 84㎡ 평균 매매가가 3억2500만원이었으나, 청계천 복원이 완료된 2005년 10월 이후 3억4000만원으로 뛰었다. 최근에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까지 더해 6억9500만원까지 상승했다. 청계천변 주변에서 대규모 신규 주거지로 탈바꿈한 왕십리 뉴타운 내 아파트들도 마찬가지다. 센트라스 전용 84㎡의 최근 거래된 시세는 13억1500만원으로, 2015년 3월 6억원 수준을 보였던 분양가보다 두 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서울 강남~성남~용인에 이르는 긴 구간을 가진 탄천도 복원사업으로 주변 환경이 개선됐다. 천변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도로가 45㎞에 달한다. 성남시 주변으로는 야외수영장, 이벤트장 등이 운영되고 있다. 용인구간에는 기흥역세권 아파트들이 새로 들어섰다. 예전에는 복원사업도 미진했고 주변이 공장 지대이다 보니 일반인 접근이 어려웠다. 2015~2016년 분양 당시만 해도 주변의 이런 환경을 우려하는 수요자가 많았고, 미분양이 발생했다.하지만 역세권 개발로 새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복원사업이 마무리되면서 쾌적한 산책로로 변신했다. 3.3㎡(평)당 1000만원 안팎에 분양됐던 아파트들은 최근 1700만~18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기흥(전용 84㎡)은 지난 9월 6억5000만원에 매매되기도 했다.

수도권 천변 주변, 아파트 공급 잇따라

복원사업이 잘 이뤄진 주변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들은 이제 천변인 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림산업이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용두5구역 재개발을 통해 공급하는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는 청계천 바로 옆에 들어선다. 전용면적 39~109㎡의 823가구 중 403가구를 일반에 분양할 예정이다. 지난 28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분양일정을 시작했다. 단지는 청계천과 성북천을 끼고 있다. 단지 내에는 어린이 공원이 조성된다.경기도에서도 천변과 가까운 입지에서 아파트가 공급된다. 경기도시공사와 GS건설이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진건지구 B3블록에 공급 중인 ‘다산신도시 자연&자이’(878가구)는 단지 북서쪽으로 대규모 공원과 왕숙천이 있다. 왕숙천 주변으로 선형공원과 수변공원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왕숙천은 구리한강시민공원까지 자전거길이 연결돼 있다.

내년 1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안양시 동안구 비산2동 재건축으로 공급하는 ‘안양 비산2(가칭)’도 천변에 있다. 단지는 안양천과 학의천을 양쪽으로 끼고 있다. 전용면적 59~105㎡의 1199가구 중 661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대농이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일대에 분양하는 ‘분당 지웰 푸르지오’(166가구)는 탄천과 분당천이 가깝다. 수변조망을 갖췄고 42만㎡ 규모의 분당중앙공원도 인접했다. GS건설 대보건설 태영은 내년 상반기 광주시 역동에 경기 광주역세권 도시개발 단지인 ‘광주역세권 자이(공공분양)’를 공급할 계획이다. 총 573가구로 조성되는데 경안천이 단지 주변에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