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예능 한류' 불씨 다시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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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 예능프로 '위안충톈장'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2016년 7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본격화한 이후 처음으로 중국 지상파에서 방영된다.
사드보복 이후 첫 지상파 방영
콘텐츠 제작사인 혜량(대표 신서윤)은 중국 장시(江西)성 난창(南昌)시 장시위성방송과 웨딩 예능 프로그램 ‘위안충톈장(緣從天降·사진)’을 내년 2월24일부터 12주간 매주 일요일 오후 9시15분부터 90분간 방송하기로 계약했다고 30일 밝혔다.이 콘텐츠는 ‘인연은 하늘에서 내린다’는 의미로 결혼을 앞둔 일반인의 사연을 접수해 실제 결혼식을 치러주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중국의 다양한 결혼 문화를 재미와 감동으로 그려내 중국 시청자를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인인 신서윤 혜량 대표가 중국 미디어업계에서 20여 년간 일하며 쌓은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이번 계약을 성사시켰다. 혜량은 2015년부터 중국에 진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활용해 마케팅을 펼쳐왔다.
이 프로그램은 30억원 규모의 제작비를 대부분 조달한 혜량 측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중국 측은 방영권만 갖는 방식의 첫 계약이다. 그동안 중국에서 방송한 예능 프로그램은 포맷 판매나 연예인 작가 감독 등이 개별적으로 개런티를 받고 참여하는 방식이어서 저작권을 갖지 못했다.
한국 전자업체 쿠쿠전자가 프로그램 내 제품 스토리텔링 광고와 간접광고(PPL) 등을 592회 하는 조건으로 메인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밥솥시장을 석권한 쿠쿠전자는 현지화를 화두로 ‘푸쿠전자(福庫電子)’라는 브랜드로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이번 메인스폰서십을 통해 중국 주방가전과 혼수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결혼이라는 보편적인 스토리와 쿠쿠전자의 제품이 결합해 중국 시청자에게 재미와 감동을 전해주면 제품 홍보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국내 미디어 콘텐츠업계에서는 사드 보복이 풀리는 신호탄인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중국이 콘텐츠 시장을 부분적으로라도 개방하려는 것인지 관심있게 보고 있다”며 “중국은 한국 업체에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