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물가상승률 넉달만에 1%대…농산물·외식비는 '껑충'

재배면적 감소로 농산물 10.7% 상승…외식물가도 3.1% 올라
올해 연간 물가 1.5%↑…"폭염·유가 올랐지만 집세·가스요금 인하로 상승세 둔화"
정부 "올해 물가 안정 흐름 유지…내년 가격 강세 품목 안정 노력 지속"
유류세 인하 효과가 지속하면서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하지만 김장철에 따른 수요 증가로 농산물이 4개월째 10%대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외식물가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 폭의 2배 이상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정부는 근원물가 오름폭이 축소되는 등 올 한해 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며 내년에도 가격 강세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 안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통계청이 31일 발표한 1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이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3% 상승했다.

지난 7월 1.1%를 기록한 뒤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11개월 연속 2%를 밑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9월 2.1%를 기록한 뒤 3개월째 2%대를 유지하다가 이달 다시 1%대로 내려앉았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5.2% 올라 전체 물가를 0.39%포인트 끌어올렸다.

이중 농산물이 재배면적 감소, 김장철 수요 증가 등 영향으로 10.7% 오르면서 4개월째 10%대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축산물은 2.4% 하락하면서 올해 8월 3.4% 떨어진 뒤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수산물은 1.7% 상승했지만 2016년 3월 0.7% 오른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작았다.

공업제품은 국제유가 하락, 유류세 인하 영향이 계속되면서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석유류는 환율까지 내리며 전월보다 2.8% 하락하면서 2년 1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16.4% 오르며 6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오름세(물가지수 가중치 개편 전 수치)를 보였던 등유 가격은 12월 11.2% 오르며 증가세가 다소 꺾였다.

전기·수도·가스 물가는 1.4% 오르면서 두달째 상승세를 유지했다.

서비스 물가는 1.5% 올라 전체 물가를 0.84%포인트 견인했다.

특히 개인서비스 중 외식물가는 재료비·인건비 상승 등 영향으로 3.1%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0.40%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체감물가를 보여주기 위해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3% 상승했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한 '신선식품지수'는 6.6% 상승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물가상승률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3%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볼 수 있는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1% 올랐다.

올해 1년간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보다 1.5% 상승했다.

2016년 1.0%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1.9%로 상승 폭이 커졌다가 다시 축소됐다.

지출목적별로 음식 및 숙박 물가가 3.0% 오르면서 2011년(4.3%)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연간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와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각각 1.2% 상승을 기록했다.

두 지수 모두 전년보다 0.3%포인트 낮았다.

연간 생활물가지수도 1.6%를 기록해 전년보다 0.9%포인트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올 한해는 폭염 등 기상악화와 국제유가 고공행진 등이 물가상승을 견인했지만 집세, 전기수도가스 등이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세가 둔화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9∼11월 폭염 여파나 국제유가 강세, 기저효과 등이 작용하면서 2%대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12월 들어 오름세가 크게 둔화하며 올해 연간 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고 판단했다.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연간 근원물가 오름폭이 축소되는 등 물가 안정 흐름이 유지됐다"며 "내년에도 물가관계차관회의 등을 통해 가격 강세 품목에 대한 물가 안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