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독일차의 두 얼굴…벤츠·아우디폭스바겐·BMW[시선+]

환경당국 인증 안 받은 부품 쓴 벤츠
회사 측 “판결 유감, 항소할 것”
화재 조사결과에 입장 다른 국토부와 BMW
환경부와 리콜 약속 어긴 아우디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기업 로고 / 사진=한경DB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폭스바겐, BMW 등 독일 고급차 3사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거센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생명과 직결된 안전부터 리콜(결함 시정), 배출가스 인증 위반 등 그 원인 역시 다양하다.

올해 수입차 판매량이 25만 대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책임 있는 경영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3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수입차의 국내 판매량은 24만255대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21만2660대)보다 13.0% 늘었다. 특히 월 평균 판매량(2만1841대)을 감안하면 2015년의 사상 최대 기록(24만3900대)을 뛰어넘을 게 확실시 된다.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수입차는 단연 독일 브랜드다. 벤츠는 올 1~11월 6만4325대를 팔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26.7%에 달한다. 뒤이어 BMW(4만7569대)가 19.8%, 아우디폭스바겐(2만6175대)이 10.9%로 집계됐다.

이 같은 비약적인 성장 이면에는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벤츠는 최근 제대로 인증 받지 않은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장착한 차량 7000여 대를 국내에 들여와 벌금 28억17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담당 직원 김모씨는 징역 8개월이 내려졌다.회사 측은 “인증 과정에서 생긴 실수”라며 “판결에 유감이며 법적 견해에 따라 항소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2000여억 원의 부당이익과 미인증 부품 사용 책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 다카타 에어백을 탑재한 차량 리콜은 1년여 넘게 늦어지고 있다. 벤츠는 부품 수급이 어렵다고 해명했지만 2008~2012년식 준중형 세단 C클래스 등 3만2000여 대는 여전히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BMW의 경우 국토교통부와 민관합동조사단이 내놓은 ‘차량 화재 사태’ 최종 조사 결과와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앞서 민관합동조사단은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 늑장 리콜 등을 지목했었다.BMW는 “화재 근본 원인은 설계 결함이 아니라 EGR 쿨러(배기가스 냉각장치) 누수”라며 “원인이 확인된 시점에 지체 없이 리콜 조치를 했다”고 반박했다. 흡기다기관 리콜 확대는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조사 결과를 둘러싼 갈등은 사태 장기화 수순을 밟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환경부와의 약속을 어겼다. ‘디젤게이트(배출가스 조작)’ 파문을 일으킨 이 회사는 EA189 엔진 리콜 당시 18개월간 이행률 85.0%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1월 중순 기준 63.6%에 그쳤다.

당초 정한 마감시한보다 수개월째 지연되고 있지만 추가 조치는 없다. 폭스바겐은 오히려 플래그십(최상위) 모델 아테온 등 신차를 내놓고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들은 판매, 사후서비스에 직접 나서지 않는다”며 “이익을 대거 취하는 것과 달리 책임 소재는 피하거나 떠넘기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르네 코네베아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오른쪽)과 마커스 헬만 사장(왼쪽) / 사진=박상재 기자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