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자동차 판매왕의 탄생

첫 2년간 260대의 자동차를 판매한 비결은 무엇일까?
대한민국 1호 자동차 큐레이터 고종연의 마인드 혁신 스토리
해양대에서 항해학을 전공하고 해군 ROTC로 임관한 사람이 있다. 그의 이력을 놓고 보면 배와 바다는 그의 인생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였다. 앞서 걸어간 선배들도 해양대 졸업과 함께 조선사에 입사하며 커리어를 이어갔다. 그런데 그는 조선사로 이어지는 인생 항로를 벗어나서 자동차 세일즈 시장으로 뛰어들었다. 바다에서 육지로, 항로에서 육로로의 급격한 방향전환이었다. 해군특전단으로 아랍에미리트에서 복무할 때보다 더 극적인 인생반전이었다. 선배들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말했고, 가족들은 뜯어 말렸다.아무도 납득할 수 없는 새 출발에도 불구하고 그는 보란 듯이 성공을 거두었다. 3일에 1대꼴로 자동차를 판매하며 2년 만에 영업소를 선두에서 이끄는 우수 직원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비결이 뭘까?

이 책 <자동차 판매왕의 탄생>에는 남다른 방식으로 자동차 세일즈에 뛰어들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저자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그러나 단지 구체적인 세일즈 포인트를 짚어주는 실전 노하우 모음집이 아니다.

저자 고종연은 ‘고수’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좋은 영업자가 되는 새로운 접근법을 선보인다. 이 책 머리말에 등장하는 ‘세일즈는 큐레이션이다’라는 한 문장이 그의 영업 철학을 잘 압축하고 있다.이 책은 고수라는 인물이 대학 은사, 기업체 명강사, 세일즈 선배, 자영업자 아버지, 자동차 판매왕 조 지라드 등에게 성공 전략의 필수품인 마인드 세팅을 배우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각 챕터에는 ‘수업’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다.

귀인의 도움을 통해 고수는 마치 대나무처럼 매듭을 지으며 성장해 간다. 세일즈 선배를 통해 ‘하찮은 고객은 한 사람도 없다’는 일본 장수 가게의 철학을 배우고, 스포츠광 아버지의 마이클 조던 이야기를 통해 ‘암흑기 없는 스타는 없다’는 인내와 성장 철학도 듣는다. 대리점 대표를 통해 ‘사람은 파는 동물’임을 듣고 ‘게임의 룰에 맞춰 업을 새롭게 정의해야 할 때’라는 가르침도 받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고수는 영업이라는 낡은 판매방식에서 벗어나 큐레이션이라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갈아타게 된다.

과거 출혈 경쟁의 시대에는 퍼스트 원(first one)이 각광을 받았으나 창의적 경쟁 시대에는 온리 원(only one)이 생존을 위한 방법임을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다. 이 책 <자동차 판매왕의 탄생>은 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탐색하기 위한 저자의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